(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글로벌자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2주째에 다시 미국으로 빠르게 향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취임 첫 주 투자자들이 새 정책 불확실성에 현금 보유를 늘리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과 달리 2주째에는 다시 미국 주식시장에 베팅을 늘리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1월 고용지표 기대에 힘입어 글로벌 자금은 다시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6일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글로벌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 내역을 분석한 결과, 선진국의 주식형 펀드로 총 127억5천만달러가 유입됐다.

이 가운데 북미 지역으로 무려 79억2천700만달러가 들어오며 자금 유입을 주도했다. 글로벌(Global·선진국 전역에 투자)로는 19억4천100만달러,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7억4천400만달러, 서유럽 지역으로 7억2천200만달러가 유입되며 전반적으로 선진국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모습이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미 지역은 트럼프 정책 우려에도 연준의 금리 동결과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3주 만에 자금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지난주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과 1월 고용지표 호조, 기업 실적 개선 등 호재에 힘입어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책이 구체화하기 전 미리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최근 유입 규모 대비 다소 줄어들었는데, 이는 엔화 강세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선진국은 북미 지역의 유입을 중심으로 채권형 펀드도 강세를 보였다.

북미 지역의 채권형 펀드로 총 92억4천700만달러가 들어왔고, 글로벌로 8억2천900만달러가 유입됐다. 반면, 서유럽 지역에서 1억1천400만달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6천200만달러가 빠져나갔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

연준이 올해 첫 FOMC 회의에서 3월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를 주지 않았고, 최근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세도 진정되면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됐다.

한편, 신흥국도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 모두 유입세를 보였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6주 연속 자금 이탈을 보이며 지역별로 차별화된 모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자금 흐름의 뚜렷한 방향성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신흥국의 주식형 펀드에선 이머징 전반에 투자하는 GEM 펀드로 12억800만달러, EMEA(Europe, Middle East, Africa)로 2억9천500만달러, 중남미 지역으로 1억3천700만달러가 들어왔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선 2억2천5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신흥국의 채권형 펀드에선 GEM 펀드로 17억6천900만달러, EMEA로 1억4천400만달러, 중남미 지역으로 1천500만달러가 유입됐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선 2억8천300만달러가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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