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운용 기밀정보가 유출돼 관련자 징계가 검토되고 있다. 전라북도 전주 이전을 앞두고 인력이 도미노처럼 이탈하면서 도덕적 해이가 심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민간 금융사로 이동이 예정된 퇴직 예정자가 투자위원회 부의안건, 프로젝트 투자자료, 투자 세부계획 등 국민 노후 자금 운용에 있어 민감한 자료를 외부로 대거 유출해 파문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내부 특정감사를 통해 퇴직예정자 3명이 공단 웹메일을 통해 기금운용 관련 기밀정보를 전송한 사실을 확인했다.

실장을 포함한 3명은 위원회 부의안건, 프로젝트 투자자료, 투자 세부계획, 일부 기밀정보를 개인 소유 PC와 외장하드 등에 저장했다.

이는 기금운용 관련 기밀정보 유출, 비밀업수 의무를 위반한 행위다.

특히 이들 3명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그만두고 다른 금융사로 재취업이 예정된 퇴직 예정자다.

이 가운데 1명은 기밀정보 유출관련 감사로 사직서가 반려된 사실을 알고도 재취업 기관으로 출근해 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의무, 직장이탈금지 의무를 위반했다.

국민연금은 퇴직자의 재취업을 인지한 날로부터 보름이 지난뒤에야 공단 웹메일 점검을 해 추가 기밀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기금운용본부는 정보를 유출한 직원의 재취업 기관에 거래제한 조치를 취했다.

국민연금은 관련자 징계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달 중순부터 전주로 이사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들어서만 운용역 8명이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 전주 이전을 전후로 20명 안팎의 운용역이 추가로 그만둘 예정이다.

작년 기금운용본부를 떠난 운용역 28명까지 포함하면 약 1년 만에 운용인력 50명 이상이 그만뒀다.

앞서 자산운용업계에서도 한 직원이 경쟁 운용사로 이직하면서 회사의 투자자 명단, 현황 등의 관련 기밀 서류를 빼내 운용사가 경쟁 운용사의 취업제한 조치를 건의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유출은 공적연금의 기밀정보가 유출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의혹으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은 데다 이번 사건으로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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