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단기 국채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경우 단기 국채 매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3일 오후 6시 36분경 2년 만기 스페인 국채 금리는 전장대비 29bp 하락한 연 4.00%에, 동일만기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46bp 떨어진 3.19%에 거래됐다.

이는 각각 1개월과 2개월 만에 최저치에 해당한다.

드라기 총재는 전일 정례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ECB의 채권 매입 대상은 장기물보다는 단기물이 될 것이라며 과거 채권 매입 프로그램과는 다른 접근법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에 장기물에 대한 수요는 적었다.

드라기 총재가 국채 매입에 나서겠다는 의지만 드러냈을 뿐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기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실망감에 투자자들은 유로존 재정위기국 국채를 매도했다.

이에 따라 두 국가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에 이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ECB의 개입 없이 두 국가의 장기 국채는 앞으로도 매수 세력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는 단기물과 장기물의 금리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면서 추후 리파이낸싱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보뱅크는 "현재의 커브 스티프닝은 국가들이 국채 만기를 줄이도록 부추길 수 있는데, 이는 장기적인 안정성에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ECB의 단기 국채 매입이 단순히 국가들이 자금 조달 시 겪는 어려움을 더욱 악화할 것이며, 단기 국채만 넘쳐난다면 추후 자금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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