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한을 약간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다우존스가 3일 칼럼을 통해 진단했다.

전날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재정 취약국의 국채금리를 낮추기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 덕분에 유로화에 대한 즉각적인 매도 압력은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시장에서 드라기 총재의 비장의 무기가 어떤 것인지 그 세부적인 내용이 나오기를 기다림에 따라 유로화 매도 소강상태는 몇 주 정도 이어지는 데 그칠 것이라고 다우존스는 지적했다.

유럽의 여름휴가가 다음달께 끝나고 스페인이 오는 9월 6일 대규모 국채입찰에 나설 예정이어서 유로화의 운명이 이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가 되면 투자자들은 유로존 위기가 해결될 것으로 확신을 갖거나 아니면 유로화에 대해 다시 집중 공격을 퍼부을 수 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주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은 어떤 일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하면서 유로존 중앙은행 총재들과 정치 지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의 이런 전략은 부분적으로 성공하는 데 그쳤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나 ECB 집행이사들은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 재정개혁에 착수하지 않으면 어떤 국채매입 프로그램에도 찬성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확실히 밝혔기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결국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유로존 국가가 공식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긴축 프로그램에 찬성할 때만 국채매입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자신의 전략이 실패했음을 인정했다고 다우존스는 평가했다.

시장에서도 드라기 총재의 이런 발언을 처음에는 실망스럽게만 평가했다. 시장의 기대를 한없이 끌어올리고 결국 자신의 약속을 지키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다우존스는 그러나 드라기 총재가 다른 중앙은행이나 유럽의 정치인들에게 바른 시일 내에 해결책을 들고 나오도록 압박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의 경우 다음 달 국채 입찰 전에 공식적인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졌다. 만약 지원 요청에 나서지 않으면 국채금리는 치솟아 국가 디폴트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 중앙은행장들은 앞으로 수주 동안 실행 가능한 국채매입 프로그램의 세부적인 내용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감이 생겼다.

독일은 또 유로존과 주변국을 구제하거나 유로화가 지킬 가치가 없는 통화인지 사이에서 냉혹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필오버 리포트를 통해 유로존 위기 악화 때 세계 나머지 국가들이 받을 경제적 충격에 대해 경고하면서 의도치 않게 정책담당자들에게 압박을 더했다.

이는 세계 다른 국가의 정상들도 동참해 유로존에 무슨 일이라든 하라고 압박하거나 아니면 유로화를 버리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다우존스는 지적했다.

그러는 사이 유로화는 여름 동안 높은 변동성에 직면할 것이며 시장은 실망감 속에서도 드라기 총재의 계획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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