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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4강이다. 물론 올림픽 축구, 영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이야기이다. 아직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치르지 않았으니 성공을 말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성급한 일일 터. 그래도 여하간 장하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지붕이 덮인 돔구장에서의 소음은 상상을 초월한다.)에도 따낸 승리이니 값지다. 나 역시 새벽 3시 반, 자명종을 맞춰놓았다가 일부러 새벽에 깨서 TV중계를 본 보람도 컸다. 흐흐흐.

지동원의 골도 멋있었지만 단연 이번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페널티킥이었다(심판 이야기는 하지 않으련다. 어차피 홈 팀에 유리한 판정을 내리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골키퍼가 영웅이 되었다. 이번 영국과의 경기에서는 모두 12번의 페널티킥이 있었다. 2번은 경기 중에. 그리고 나머지 10번은 연장전까지 끝낸 이후에 승부를 가리는 승부차기였다.

가만히 보면 페널티 킥을 차는 선수는 평균적으로 1/3은 골의 왼쪽 방향으로, 1/3은 오른쪽 방향으로, 그리고 1/3은 가운데 방향으로 공을 보낸다(예컨대 이번 승부차기의 마지막 키커 기성용 선수는 가운데로 공을 찼다). 그런데 이를 막아야 하는 골키퍼의 1/2은 왼쪽으로 몸을 날리고, 또 나머지 1/2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다. 가만히 서있는 골키퍼는 없다. 왼쪽이건 오른쪽이건 몸을 움직인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분명히 평균적으로 말하여 3번 중에 1번은 가운데로 공이 날아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도 왜 골키퍼는 가만히 서서 혹시 가운데로 날아올지도 모를 공을 막으려 하지 않고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릴까? 왜 그럴까?

이는 골키퍼의 심리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가만히 서 있을 수 없다. 멍청하게 골 한복판에서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가 골을 먹느니보다는 차라리 왼쪽이건 오른쪽 어딘가로 몸을 움직이는 편이 낫다. 그래야 그나마 ‘노력했다’는 심리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이를 심리학 용어로 행동편향(action bias)라고 말한다. 인간은 불확실한 상태에서는 무언가 행동을 취해야만 편안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도 같다. 대부분이 투자자들은 하루라도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불안함을 느낀다. 가만히 있자니 시장의 흐름에 뒤떨어지는 것 같고 수익을 얻을 기회를 놓치는 것 같다. 그러기에 무언가를 사려고 하고, 또 그러다가 주가가 하락하는 것 같으면 얼른 팔아버리려고 한다. 앞서 골키퍼의 예에서처럼 투자자들도 무언가 행동을 하려고 한다.

가운데로 날아오는 페널티킥이 1/3 확률로 존재하는 만큼, 움직이지 않고 버티고 서 있는 것도 골키퍼로서는 훌륭한 방어 전략이다. 주식이나 외환거래도 같다. 앞날이 잘 보이지 않을 때, 특히 요즘처럼 시장이 지루한 박스권 행보를 나타낼 때, 거래량도 부진할 때에는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도 훌륭한 전략이다. 무언가 행동을 해야만 안심이 되는 ‘행동편향’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지난주는 그야말로 ‘좋다 만’ 한 주일이었다. 주 중반에는 유럽 위기 해결 기대감으로 거의 1,900 언저리로 치솟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였으나 역시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상승세가 이어지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되레 주 후반 접어들면서 주가는 무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결국 주 초반 수준으로 회귀하고 말았다. 주봉을 살피면 캔들은 위 꼬리가 길게 달린 형태로 나타난다. 전형적인 하락반전 패턴이다.

하지만 일목균형표로는 이런 상황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바로 구름 안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구름 안으로 들어서면 기체가 다소 흔들리면서 안갯속에 들어선 듯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일목균형표에서 주가가 구름 안으로 진입하면 대체로 방향을 찾지 못하고 보합권의 등락을 거듭한다. 구름 상단과 하단이 각각 저항선과 지지선의 역할을 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코스피지수의 경우 현재 구름의 상단은 1,895 수준이고 구름의 하단은 1,845 수준이다. 따라서 아래 위 50포인트의 좁은 구름이 펼쳐있는 셈. 지수가 최근 지루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물론 그러다가 구름을 벗어나면 다시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인다.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구름 하단에 걸쳐있다. 1,845 언저리에서의 지지를 기대할 수 있는지라 일단은 반등을 기대해본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역시 지난주의 재판이 될 공산이 높다. 구름 안으로 재진입해보았자 방향성이 나타날 공산은 낮기 때문이다. 위로는 1,895 언저리에서 구름 상단도 있고 혹은 1,900이라는 심리적 저항선도 마음에 걸린다.

이번 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변화일이다. 변화일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결국 이번 주를 전망한다면 지난주처럼 주 초반에는 상승세가 나타나겠으나 변화일을 고비로 흐름이 바뀔 터. 그리고 점차 박스권으로 접어드는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기술적 분석과는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요즘 날씨는 무지하게 더워서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휴가철이라 도심은 한가하다. 그런데다 온통 국민들의 관심은 올림픽 축구며 펜싱, 혹은 박태환에 쏠려있다(태권도에다 레슬링 같은 우리나라 전통적인 메달종목 경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 이런 판국에 주식시장이 큰 폭의 등락을 나타낸다거나 혹은 엄청난 거래량을 나타내면서 폭발하기를 기대하기는 무리이다. 하한기(夏閑期)라는말이괜히 나온 게 아니다.

축구나 보면서 지루한 박스권을 견디는 것이 현명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달러-원 주간전망)

요즘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달러와는 좀 다르게 움직인다. 해외에서 달러가 연일 강세를 나타낼 때에도 달러-원은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물론 글로벌 달러 인덱스가 금과옥조는 아닐지라도 그래도 ‘방향타’의 역할을 하였었는데, 요즘은 영 아니다. 그래서 솔직히 좀 헷갈린다.

달러-원의 차트는 여전히 하락세이다. 일목균형표 구름 아래, 그것도 멀찌감치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으니 완연한 하락 흐름이다. 그러다가 약간의 반등도 나타나기는 하겠다만 추세는 좀처럼 바뀌기 어렵다.

코스피지수와 마찬가지로 달러-원 일목균형표에서도 이번 주 월요일과 화요일이 연속으로 변화일이다. 변화일을 전후로 하여 단기적으로 추세가 ‘전환(reversal)’될 수도 있고 혹은 추세가 더 ‘강화(accelerate)’될 수도 있으니 어떻게 될지 확언할 수는 없으나 여하간 주 초반에 무언가 추세에 변화가 나타날 것은 분명하다. 전환선은 1,139원, 그리고 20일 이동평균선은 1,141원에 걸쳐있다. 각각 저항선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단 지난주에 달러-원의 하락폭이 컸기에 구름과의 이격도 꽤 벌어졌다. 이격을 좁히려는 반등이 나타날 법도 하다. 그런데 굳이 말한다면 지난주 후반에 환율이 약간 상승세로 돌아선 것을 이격을 좁히려는 반등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따라서 지난주 후반의 반등으로 끝이라면 달러-원은 당장 주 초반부터 다시 하락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위로는 저항선이 빤히 보이지만 아래로는 별달리 강력한 지지선이 잘 눈에 뜨지 않는다. 전저점 1,125원이 관건이다. 이게 무너지면 ‘노마크’이다.

*다음주 휴가로 기고를 한주 쉽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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