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오는 9일 열리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인하보다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국내외 21개 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3개 기관이 이달 금통위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연 3%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8개 기관은 25bp 금리인하를 점쳤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가 크게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의 하방 리스크도 더욱 확대된 것으로 진단하면서도, 통화당국이 두 달 연속 금리인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한편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적 효과를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금리동결, 인하 전망보다 근소하게 우세= 설문에 응답한 21개 기관 중 13개 기관이 이달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금통위가 불확실한 대내외 경기 여건 속에 지난달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만큼 이달은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는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라며 "지난달 통화정책 변경에 따른 파급 효과를 지켜보는 가운데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 추이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연속인하를 실시할 경우 국내경기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경제주체의 심리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제지표가 큰 폭으로 악화되었으나 연속 금리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특히, 이미 주요 선진국 통화당국의 양적완화(ECB의 정책금리 인하, Fed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가 시행 중에 있으므로 이들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이달 금리인하를 전망했다. 불확실한 대외여건 속에 내수와 수출 등 국내 실물경제 지표의 부진도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년동기 대비 1%대로 떨어지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금리인하가 아주 선제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는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갭 마이너스를 명분으로 삼은 이상 빠른 추가 인하 필요하다"며 "정부의 경제정책이 내수 방어 총력전으로 전환된 이상 정책 효과 극대화를 위해 연속 인하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마 티에잉 DBS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달성 못 할 가능성이 큰 반면, 인플레이션 둔화가 예상되어 금리 인하 여지가 제공됐다"고 진단했다.

▲금리동결이라도 조만간 인하 가능성= 전문가들은 이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9월 또는 10월경에 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오석태 S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산업생산과 수출의 부진, 그리고 물가 상승률의 뚜렷한 하락으로 인해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 커졌지만, 한은의 평소 신중한 태도를 고려할 때 두 달 연속 금리인하 가능성은 낮다"며 "9월에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9~10월 중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7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효과 점검 시간이 필요하고, 한은 스스로도 그렇게 다급한 모습을 보여줄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신동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경기의 하방 압력 강화, 정부와 한은의 경기전망 하향, 13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하락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의 영향으로 8월보다는 9월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 속에 추가 금리인하는 연내 한 차례 정도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차례 이상의 금리인하는 유럽 재정위기 문제 해결이 계속 지연되거나 글로벌 경제의 부진이 지속되어야 하지만 점차 강화되는 유럽 재정위기 해결 노력과 주요국의 경기부양 노력 등을 고려할 때 아직은 완만한 개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한차례 25bp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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