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미국시간) 뉴욕 금융 시장 투자자들은 유럽발 정치적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 성장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에 주목했다.

이 영향으로 미국 국채가격은 올랐고, 뉴욕증시는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이틀 연속 마감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는 유럽의 정치 불안 여파로 안전선호 심리가 지속되며 엔화에는 내렸지만, 유로화에는 보합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에서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유럽발 정치적 불안이 지속했다.

앞서 프랑스의 극우 정당 후보인 마린 르펜이 대선 운동을 시작하면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같은 프랑스의 EU 탈퇴인 프렉시트를 공약으로 내건 것이 결정적으로 유럽의 불안을 키웠다.

영국 하원은 이날 브렉시트 발동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내달 영국과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간 2년에 걸친 브렉시트 협상 개시가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그리스 국채는 상환 불가능 우려로 7월 만기 그리스 국채에 대한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 차이가 746bp로 벌어지고,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친성장정책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금융주가 하락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이틀 연속 마감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95포인트(0.18%) 하락한 20,054.3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9포인트(0.07%) 높은 2,294.6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23포인트(0.15%) 오른 5,682.4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요 3대 지수는 하락 출발했으나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업 실적이 대체로 호조를 보였지만 금융주가 내림세를 보이며 다우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0.8%가량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나타냈다. 에너지와 헬스케어, 산업이 하락했고 부동산과 기술, 통신, 유틸리티는 상승했다.

금융주는 통상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날 미국 국채 금리는 몇 주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금융주는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이후 규제 완화 기대 등으로 강세 흐름을 이어왔다.

시장은 이날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과 유가 움직임 등을 주목했다.

현재까지 S&P 500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실적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9분기 동안의 최고 상승률이다.

시총 대장주인 애플의 주가는 최근 시장 예상을 상회한 실적을 발표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이날은 0.39% 올라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종합 미디어 회사인 타임워너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월가 예상을 상회해 0.4% 상승했다.

타임워너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2억9천300만 달러(주당 40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는 1.25달러를 나타냈다.

매출은 78억9천만 달러였다.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는 조정 EPS 1.19달러, 매출 77억3천만 달러였다.

제약회사인 앨러간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조정 EPS와 매출이 시장 기대를 상회해 3.6% 올랐다.

앨러간은 지난해 4분기 특별항목을 제외한 조정 EPS가 3.9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 예상치인 3.75달러를 웃돈 수준이다.

매출도 38억6천만 달러로 팩트셋 조사치 37억7천만 달러를 상회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인 트위터의 주가는 증권사 BTIG의 투자의견 상향에 2.5% 올랐다.

BTIG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사용으로 트위터의 일간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트위터는 다음날 개장 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트위터의 주가는 지난 3개월 동안 1%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7% 올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을 대체로 웃돌면서 경제 기초 체력이 강화됐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증시는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5월과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2%와 47.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53% 상승한 11.3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물가 압력 약화 전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성장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에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bp 내린 2.349%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밀린 1.153%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9bp 낮은 2.959%에 거래됐다. 이는 1월 중순 이후 가장 낮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10년물 입찰을 앞두고 물가 압력 약화 전망에 상승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유럽발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3년물 입찰이 호조를 보여 10년과 30년물은 올랐으나 2년물은 하락하는 혼조를 보였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지난주 발표된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에서 임금 상승 압력이 약했던 데다 최근 유가가 내리면서 물가 상승 기대가 낮아진 점이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FTN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재정정책, 감세 등 소위 '트럼프 거래(채권 매도, 주식 매수)'를 일으켰던 요인들에 관한 최근의 워싱턴 상황이 거래자들을 물가 상승 전망을 지지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간 수익률 차이(BER, break-evenrate)도 1.98%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는 채권시장 거래자들이 앞으로 10년간 물가가 1.98%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BER은 지난달 27일 2.069%포인트로 2014년 9월 이후 가장 벌어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없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재정정책과 감세 등 친 성장정책의 실현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등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은 점도 국채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정부는 집권 초 반이민법 행정명령을 시작한 데다 오바마케어의 철회, 금융규제와 완화 등에 집중하는 모습만 보였다. 시장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감세안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맏딸 이방카가 운영하는 의류 브랜드가 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에서 실적 부진으로 퇴출 결정을 받자 부당한 처우라며 반발하는 트윗을 보낸 것도 시장이 기다리는 모습이 아니었다.

BMO캐피털마켓츠는 "올해 통화완화정책이 거둬지면서 재정정책이 등장한다면 변화가 예상보다 빨리 등장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재정정책의 등장 부재는) 미 국채수익률 상승을 막는 정치적 장애물로 현재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낙관론이 정점을 찍었던 12월에 비해 10년물 수익률은 25bp 이상 떨어졌다"며 "트럼프 취임 이후 확인한 것은 혼재된 고용지표와 연준의 비둘기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워싱턴의 정치 혼란이었다"고 지적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브루노 브레이진하 전략가는 국채수익률이 최근 낮아졌음에도 여전히 지난해 미 대선 후 거래 범위의 중간쯤에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트럼프를 믿어주고 있다는 신호이다고 분석했다.

전일 3년물 국채 입찰이 유럽발 정치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에다 고금리인 미 국채를 선호하는 해외수요로 호조를 보여, 이날 10년물 입찰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유럽발 불안도 지속했다.

그리스 국채는 상환 불가능 우려로 7월 만기 그리스 국채에 대한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 차이가 746bp로 벌어지고,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10년물 입찰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오름폭을 급하게 낮췄다.

미 재무부는 10년 만기 국채를 연 2.333%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29배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65.1%로 전달의 70.5%보다 낮았지만 지난 6번의 입찰 평균 62.9%보다 높아졌다. 직접 낙찰자들의 낙찰률은 4.4%였다.

10년물 수익률은 2.315%에서 입찰 후 2.351%를 보였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유럽의 정치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엔화에는 내렸지만, 유로화에는 보합을 보이는 등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04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2.35엔보다 0.31엔(0.27%) 하락했다. 한때 111.61엔까지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68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688달러보다 0.0001달러(0.00%) 밀렸다. 한때 1.0713달러까지 강해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9.75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0.09엔보다 0.34엔(0.28%) 낮아졌다.

달러화는 차익실현 매도로 엔화에만 하락 출발했다.

전일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매파 발언으로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다시 주목하며 올랐다.

유로화는 유럽 정치 불안으로 달러에 내림세로 시작했다가 장중에 반등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유럽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져 장중에 안전자산인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에 대한 매수세가 커졌다며 유로화에 대한 달러 매도세가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한때 2.315%로 전장 종가 2.389%에서 내렸다. 2.30% 선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10년물 수익률이 못 벗어난 거래 범위의 하단이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트럼프 정부는 집권 초 반이민법 행정명령을 시작한 데다 오바마케어의 철회, 금융규제와 완화 등에 집중하는 모습만 보였다. 이는 시장이 기다리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감세안이 아니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맏딸 이방카가 운영하는 의류 브랜드가 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에서 실적 부진으로 퇴출 결정을 받자 부당한 처우라며 반발하는 트윗을 보낸 것도 시장이 기다리는 모습이 아니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것이 트럼프 위험이건 유럽의 정치 긴장이건 시장은 곧 큰 정치적 충격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여기는 점이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오펜하이머펀드의 알레지오 드 롱기스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우리는 달러 강세의 부활을 위해서 법인세 감면에 관한 분명한 소식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로화는 올해 4~5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리 선거 등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최근 계속 약세 압력을 받았다.

프랑스의 극우 정당 후보인 마린 르펜이 대선 운동을 시작하면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같은 프랑스의 EU 탈퇴인 프렉시트를 공약으로 내건 것이 결정적으로 불안을 키웠다.

유럽 다른 곳의 불안도 지속했다.

그리스 국채는 상환 불가능 우려로 7월 만기 그리스 국채에 대한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 차이가 746bp로 벌어지고,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RBC캐피털마켓츠의 아담 콜 G10 외환 전략 헤드는 "투자자들이 선거에서 비 일반적인 무엇인가가 발생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 집착하고 있다"며 "정치적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콜 헤드는 "정치는 시장이 계속 염두에 두어야만 하는 것이 됐다"고 덧붙였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10년물 미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미 국채수익률이 오르자 엔화에는 낙폭만 줄이고, 유로화에는 반등했다.

전략가들은 또 오는 10일 예정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올해 들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달러 강세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일본에 대해서 689억 달러의 상품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미국의 적자 규모다.

노무라 증권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이케다 유노스케는 투자자들은 시장은 "미 상품수지 적자에 과잉반응하지 않았다"며 미국 전체 무역적자 중 일본 비중은 2012년 10.6%에서 지난해 9.4%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유노스케는 2012년에는 대부분의 기간 달러가 85엔 밑에 있었다며 이는 일본이 엔화 약세로 미국에 대해서 무역흑자를 즐기고 있다는 주장을 약화한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7센트(0.3%) 상승한 52.34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미국 주간 원유재고가 역사적으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에도 장중 강세를 이어갔다.

전일 미국석유협회(API)의 원유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이 이미 원유재고 증가에 대한 충격을 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휘발유 재고가 감소한 것도 원유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3일로 끝난 주간 미국 원유재고가 1천38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EIA의 집계가 시작된 1982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원유재고 증가세다.

S&P 글로벌 플랫츠가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는 250만 배럴 증가였다.

지난해 10월 28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는 1천44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EIA는 다만 휘발유 재고는 90만 배럴 줄었고 정제유 재고는 지난주와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가 각각 120만 배럴과 11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API는 전일 같은 기간 미국 원유재고가 1천42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API의 원유재고는 3주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API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290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40만 배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일부 비회원국들의 감산 합의 이행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EIA는 앞서 월간 보고서를 통해 세계 원유 시장이 올해와 내년 균형을 잡게 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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