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50원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장세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인 감세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고하면서 달러화는 다시 강세로 향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항공사 경영진들과 만나 기업 규제를 제거하겠다고 언급하고서 세제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미국 기업 전체의 세금부담을 낮추는 것은 중요한 사안"이라며 "세금 및 항공인프라 개발과 관련한 깜짝 놀랄만한(phenomenal)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은 이 '깜짝 놀랄만한' 수준에 대해 저울질하며 다시 달러에 베팅하는 중이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사상최고치를 찍었고, 미 달러화도 1% 이상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달러 강세를 반영해 서울환시에서도 달러화는 1,150원대로 개장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가 장초반부터 오르면서 롱플레이를 이끌 공산이 크지만 상승폭을 급격히 키우기는 어려울 수 있다.

트럼프의 세제개편안이 달러 강세를 유발할 경우 미국은 또다시 환율조작 이슈를 내세우면서 주변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세제개편안과 달리 트럼프의 통상정책은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의 시선은 10~11일 이틀간 열리는 미ㆍ일 정상회담에 쏠려있다. 여기서 환율 문제가 거론될지 여부가 달러화와 엔화의 운명을 다시 갈라놓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 엔화 절상을 압박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금융시장은 이번 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정책 행보를 살필 수 있기에 더욱 집중하는 양상이다.

특히 미-일간 통상 정책에 대한 갈등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가 주목된다.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공식 탈퇴한데 이어 일본에 대해 환율조작 문제를 제기해 온 만큼 정상회담 결과가 양국의 환율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이날 주목할 부분은 달러-엔 환율이다. 달러-엔 환율은 113엔대로 급격히 올랐다. 트럼프의 세제개편안에 따른 달러강세가 반영된 것이다. 일단은 서울환시도 이에 연동되며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달러도, 엔화도 현재로서는 강세 국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달러는 미국 경제호조와 금리인상, 트럼프의 경기 진작을 위한 각종 정책 등으로 강세를 보일 상황이다.

엔화는 영국, 프랑스의 유럽연합(EU)탈퇴를 비롯한 유럽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안전자산선호로 이어지면서 강세를 앞두고 있다. 두 통화 모두 안전자산통화로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셈이다.

미ㆍ일 정상회담에서 환율이슈가 별로 불거지지 않는다면 달러 강세가 우선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 불확실성은 유럽의 선거가 임박할 시점부터 적용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브렉시트는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된 상태다. 프랑스의 탈퇴가 공식화되려면 본격적으로 선거 이슈가 불거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트럼프의 정책 이슈에 따른 달러 강세가 먼저 반영될 공산이 크다.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초 경기진작을 위한 정책을 지속하면서 달러 강세를 유발한 후 주변국 압박을 통해 인위적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모순된 행보가 얼마나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조작 이슈에서 한국은 제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일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현재 법상 3개 요건 중 2개만 해당돼 형식논리상 지정은 안될 것"이라며 "법대로 한다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도 한국에 대한 간접 영향도 상당할 수 있다고 봤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50.50/1,151.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45.80원) 대비 5.60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43.00원, 고점은 1,151.9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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