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금융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경제 선진국에서 불안한 징후가 나타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을 상대로 환율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고 유럽에서는 그리스 등 남유럽을 중심으로 각종 위기설이 불거진다. 프랑스는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로존 탈퇴) 이슈에 휘말리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달러가 무너지면서 자본 유출 우려를 자아내고 있으며 신흥국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으로 금융시장 불안에 휩싸여 있다.



◇환율보고서 나오는 4월까지 세계 외환시장 '롤러코스터'

미국 재무부는 통상 4월 15일께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많은 나라들에 대해 자세한 분석을 기재해 의회에 제출한다. 트럼프는 이 기회를 활용해 주요 무역상대국에 긴장 극대화 전략을 쓰고 있다. 트럼프는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며 "시장을 조작했고, 미국은 얼간이처럼 지켜보고 있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열흘 전에 나온 발언으로, 긴장을 최대한 고조시켜 상대에게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독일과 중국의 환율 정책에 대해서도 극단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공격한다. 이러한 긴장 국면은 4월 환율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그 전까지 각국의 환율은 트럼프의 발언에 따라 오락가락할 것으로 보인다.



◇프렉시트·넥시트 우려 '모락모락'…그리스 변수에도 긴장

유럽에선 4월 치러질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파 마리 르펜 후보가 약진하면서 프렉시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그가 이끄는 국민전선(FN)이 프렉시트 국민투표 시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연합(EU)의 양대 산맥이라는 점에서 르펜이 정권을 잡으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최근 유로화가 급락하고 프랑스 국채금리가 18개월래 최고치로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배경이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는 4월에 진행되는데, 과반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5월에 2차 결선투표를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르펜이 1차 투표는 통과하겠지만 2차 투표의 벽은 넘기 힘들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3월 15일 예정된 네덜란드 총선에서도 극우파인 자유당이 약진하는 가운데 넥시트(네덜란드의 EU 탈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유럽 시장을 긴장시키는 또 다른 이슈는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다. 그리스 채권을 가진 주체들이 3차 구제금융을 놓고 엇박자를 내면서 시장에서 그리스 국채 투매 현상이 발생한다. 트럼프 정부의 테드 멜럭 주 유럽연합(EU) 대사 내정자는 그렉시트 가능성을 언급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그리스 이슈는 7월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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