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 자국이 오히려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가 지적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니콜라스 포셋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무역전쟁은 세계에 나쁘며, 미국에는 더 나쁘다"면서 "무역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수입을 억제함으로써 미국은 장기적으로 손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포셋 이코노미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온 대로 미국이 중국과 멕시코의 수입품에 각각 45%와 35%의 관세를 물린다면 미국 무역에서 두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실효관세는 11% 정도가 될 것으로 계산했다.

그는 중국과 멕시코가 동등한 관세로 보복에 나서는 경우를 상정하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9년까지 0.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의 GDP 성장률 감소 폭 0.3%포인트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미국은 전체 수입액의 약 21%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수입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의 두 배 이상이다.

이를 고려하면 무역전쟁의 가장 즉각적인 효과는 미국 내 소비자물가의 급등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구성품목의 약 10%는 수입품으로, 미국은 장난감과 신발, 컴퓨터, 통신장비 중 약 4분의 3을 중국과 다른 아시아 신흥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해외에서 미국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면 수출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

포셋 이코노미스트는 "실제로 관세는 미국 GDP를 급격히 강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충격 완화를 위해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내리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언 툼 매크로 전략가는 미국 생산투입비용의 급격한 상승이나 수요 감소는 "국제적으로 연결된 기업들의 임금 삭감과 고용 감축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결국 무역전쟁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WSJ는 무역전쟁의 낙진은 유럽과 일본 등 다른 국가에도 확산할 것이라면서 한국처럼 중국과의 무역관계가 강한 미국의 동맹국은 양쪽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연준의 금리 인하와 뒤이은 달러 약세로 엔화와 유로화는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무역전쟁의 이 같은 위험으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기관들은 관세 보복을 자신들의 경제전망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 9일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가혹한 무역정책을 빼 들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트럼프가 주요국을 겨냥한다면 "글로벌 경제가 심각하게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무역전쟁 시 주요국 GDP 성장률이 받는 타격>

※자료: 월스트리트저널(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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