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까지 올라선 가운데 지난 5년간 지루하게 전개됐던 이른바 '박스피(박스권+코스피)' 탈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14일 주식전략 보고서에서 "국내증시에서 펀더멘털과 수급,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기존과 다른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기존의 박스권을 뚫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첫째 근거는 펀더멘털의 변화다. 경기가 개선되는 가운데 직전 박스권 장세와 달리 지금은 주식시장과 경기의 연관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경기 개선세가 지속성을 가지느냐에 달렸다. 현재 물가 상승이 소비를 자극하고 재고 비축을 유도해 경기 개선을 이끌고 있다. 여기서 물가 상승은 저금리와 저성장의 반대급부로 움직인다. 이에 따라 지금의 거시적인 사이클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강 연구원의 판단이다.

두 번째는 수급 개선이다. 수급상의 조력자로는 달러 강세의 완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달러 인덱스가 1단위로 내려가면 주식시장 수익률은 미국이 0.37%, 이머징마켓은 1.45% 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 미국 자본시장이 자금을 흡수하는 반면 그 반대의 상황에선 미국 자본시장이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달러 약세 유도 발언과 미국 물가 상승의 가속에 의한 실질금리 하락 가능성, 미국 외 지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 등을 달러 강세 완화의 근거로 들었다.

세 번째로 밸류에이션의 변화다.

코스피의 상대 밸류에이션은 직전 박스권 때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상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직전 박스권 장세보다 오히려 낮다는 것이다. 이는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에 이르렀다는 표면적인 주가 부담이 실상은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 연구원은 "펀더멘털과 수급,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기존과 다른 모습이 관찰돼 2012년부터 형성된 코스피의 순환적인 상단 2,070선을 돌파해 그 수준을 높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소재와 산업재, 금융의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민감 한계기업까지 매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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