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하이투자증권이 여의도 본사 건물에서 이사를 하려다가 접었다고 한다. 위약금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었지만, 그만큼 중소형 증권사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는지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사장은 지난해 취임 후 하이투자증권 여의도 본사를 옮기려고 적당한 곳을 수소문했다.

브랜드파워가 큰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느냐'도 증권사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매각작업이 표류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점 역시 좀 더 나은 근무환경으로 극복해보자는 생각도 깔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하이투자증권 본사는 1954년 설립된 옛 대유증권 건물에 있다. 이 흔적을 보여주듯 현 하이투자증권 건물 지하에는 '대유' 이름이 붙은 가게들이 아직도 남아있다.

대유증권은 1980~1990년대에 꽤 유명한 증권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영국 리젠트퍼시픽그룹과 합작경영을 시작, 2000년에 지분을 매각하며 리젠트증권으로 바뀌었다.

이후 동양현대종합금융, 일은증권 등과의 인수·합병(M&A) 등을 거치며 지금은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됐다.

옛 대유증권이 M&A를 통해 몇 차례 손바뀜을 거치는 동안에도 옛 본사였던 여의도 건물의 내·외관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반면, 그 사이 여의도에는 IFC 등 고층, 최신식 빌딩들이 들어서면서 현재 하이투자증권이 머무는 여의도 본사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건물이 됐다.

이 때문에 주 사장은 지난해 상당 기간 인근 오피스 빌딩들을 보러 다니며 적당한 곳이 없나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꿈을 결국 접을 수밖에 없었다.

전임 서태환 대표가 과거 건물주와 장기계약을 맺은 영향이 컸다. 계약파기 시 위약금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7년짜리 장기 계약으로 시세 대비 임대료 부담은 낮지만, 잔여 계약 기간이 아직도 절반 이상이 남아있어 이사는 요원한 일이 됐다.

하이투자증권은 건물 매입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건물주와의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자기 건물을 갖고 있지 않은 회사들에 본사 사옥은 일종의 회사 흥망성쇠를 보여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며 "작년 한화투자증권이 손실을 본 후 사옥을 팔거나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업자들이 실적에 따라 사무실을 이전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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