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40원대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구두개입성 발언에 달러화는 반등했다. 달러화 1,130원대 하단이 3거래일 연속 막히면서 저점인식이 강해졌다. 이에 재차 1,130원대 중후반을 저점으로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이 환율조작국 논란에 대응하기 시작한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달러-원 환율은 연초 고점 1,210원대에서 저점 1,130원대까지 80원 넘게 하락했다.

전일 발표된 BIS(국제결제은행) 실질실효환율 상으로도 원화는 평가 절상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제기된 원화 평가절하 논란에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

유 부총리는 엔-원 재정환율 1,000원선 붕괴에 대해 "어떤 대책이 가능한지 보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달러-원 환율에 대한 매수개입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에 서울환시에서 달러 매수가 힘을 받았다.

그럼에도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매수개입에 나서는 어렵다. 이를 시장 참가자들도 대부분 인식하고 있다.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부담이 있지만 달러 매수가 진행되려면 추가적인 롱재료가 필요하다.

달러-엔 환율은 여전히 113엔대에서 지지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이 오른다면 외환당국 스탠스가 당분간 효과를 보일 수 있다. 당국이 장중 지속적인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미국 상황은 불확실성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민을 위한 행정명령을 다음주 중으로, 늦어도 다음주 중반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글로벌 달러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일환으로 받아들여 약세를 보였다.

이날은 증시 흐름을 눈여겨 볼 만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삼성 관련주에 대해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다. 주식 매도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달러화 하단이 더욱 탄탄해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주식 매수 기조가 지속한다면 재차 1,130원대 레인지 장세를 보일 수 있다.

최근 달러화가 1,130원대까지 하락했던 점을 고려할 때 1,140원대는 달러 매도 물량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무딩오퍼레이션과 삼성의 오너리스크가 합쳐진데 따른 달러 매수가 얼마나 지지력을 제공할지가 관건이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약보합에 머물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40.50/1,141.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41.50원) 대비 0.05원 하락한 수준이다. 저점은 1,138.70원, 고점은 1,142.00원이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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