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 개편안 기대감에 미국 주식으로 뭉칫돈이 밀려들었다.

글로벌 시장 참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온통 시선을 집중한 가운데, 세제안 발표 기대는 또다시 뉴욕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20일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글로벌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 내역을 분석한 결과, 선진국의 주식형 펀드로 총 150억400만달러가 유입됐다.

이 중 북미 지역으로 무려 92억4천만달러의 뭉칫돈이 들어오며 자금 유입을 주도했다. 글로벌(Global·선진국 전역에 투자) 펀드로 45억4천100만달러,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11억4천900만달러, 서유럽 지역으로 7천300만달러가 들어오며 선진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는 양호한 모습이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미 지역은 2월 첫 주 차익실현 압력에 유출세를 보였지만, 일주일 만에 92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9일(미국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항공사 경영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2~3주 안에 세제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영향이 컸다. 트럼프의 세제안 발언 이후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후끈 달아올랐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대로 20%포인트 법인세 감면이 시행된다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속한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은 12% 증가할 것"이라며 "시장은 법인세 감면 효과를 단기간에 주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선진국 지역은 글로벌 펀드도 9주 연속 자금 유입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다만 서유럽 지역의 유입 규모는 크지 않은데, 최근 정치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선진국의 채권형 펀드는 북미 지역과 글로벌 펀드를 중심으로 최근 8주 연속 유입세를 보였으나 규모는 소폭 줄어들었다.

북미 지역의 채권형 펀드로 54억3천600만달러가 들어왔고, 글로벌로 14억5천300만달러가 유입됐다. 반면, 서유럽 지역에선 13억9천900만달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1억8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한편, 신흥국도 자금 이탈이 빠르게 줄어들며 2주 연속 유입세를 이어갔다.

신흥국의 주식형 펀드에선 신흥국 전반에 투자하는 GEM 펀드로 24억7천100만달러, EMEA(Europe, Middle East, Africa)로 1억7천100만달러,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로 6천300만달러가 들어왔다. 중남미 지역에선 1천4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김 연구원은 "위험 선호심리가 강화되며 GEM 펀드의 유입 규모가 큰 폭으로 늘었다"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도 그동안의 자금 이탈이 완화되며 순유입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신흥국의 채권형 펀드에선 GEM 펀드로 13억9천700만달러, 중남미 지역으로 7천200만달러, EMEA로 4천700만달러가 유입됐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선 2억2천300만달러가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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