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채권시장은 국고채 10년 입찰을 앞둔 경계심에도 미국 국채금리가 2.50%의 강한 저항선을 형성한 영향으로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 외국인의 입찰 강도와 환율 흐름에도 주목해야한다.

전 거래일 미 금리는 하락했다. 10년물은 3.02bp 하락한 2.4182%, 2년물은 1.59bp 낮은 1.1902%에 마쳤다.

트럼프 정부의 경기 개선 흐름 기대감이 이어졌다. 트럼프 경제팀은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이 3~3.5%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제완화와 세제 개편이 생산성을 회복하고 성장률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전망치는 지난 10년간 미국 경제가 평균 2% 성장한 것과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미 의회예산처는 1.9%,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8%를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성장률 전망의 달성 가능성을 낮게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미국의 노동 생산성은 2010년 이후 연간 0.7% 성장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3%를 넘어선 것과 비교했을 때 급격하게 낮아진 수치다.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이 늘어나야하지만 고령화 이슈가 이어지는 데다 최근 반이민정책 등으로 젊은 노동력 유입이 줄어들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내세운 것 중에 눈에 띄는 부분은 금리다. 이들은 미국이 돈을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곳이 되기 위해서는 이자율이 낮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가 수개월 내 임명할 수 있는 연준 이사는 세 명이다. 현재 옐런 의장이 이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매파적인 성향을 띄고 있지만 공석이 메워지고 일부 이사가 교체되면 성향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금리가 경제성장과 금리인상이라는 이슈를 목전에 두고도 금리가 크게 오르지 못하는 이유다.

서울채권시장은 이날 예정된 국고채 10년물 1조9천500억원 입찰 결과가 분수령이다. 지난주 외국인이 국고채 지표물 16-8호와 비지표물 15-2호 등을 사들였다. 이날 외국인의 입찰 강도에 따라 수익률곡선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채권시장 참가자의 최대 관심은 금리가 아니라 환율이다. 환율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고, 외국인의 장중 매매 흐름도 환율에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FX스와프가 급락한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에 몰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FX스와프 포인트가 크게 눌린다는 것은 달러유동성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FX 스와프 흐름이 스와프시장 전반에 당장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채권 현물을 움직일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한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이날 발표된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1.3%, 전년동월대비 3.7% 올랐다. 전년비 상승률은 2011년 12월 이후 5년1개월만에 최대 수준이다. 지난주 발표한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2.1%, 전년동월대비 13.2% 상승했다. 환율이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물가 하락에 우호적이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지는 등 물가 상승 흐름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50.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0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46.30원)보다 4.96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8포인트(0.02%) 상승한 20,624.05에 거래를 마쳤다.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센트(0.07%) 상승한 53.40달러에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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