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입지와 서비스 등의 장점을 내세우며 고분양가로 대형·호화 주택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그간 중형 주택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대형 주택의 분양가와 시세에도 영향을 줄지 이목이 쏠린다.

2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규모별 1㎡당 분양가격을 보면 지난달 서울에서 전용면적 102㎡를 초과하는 대형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1년 평균)은 677만1천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2만원 상승했다.

부동산 경기와 청약열기가 함께 살아나며 상승세를 탔지만 동일면적 대비 분양가는 중대형 아파트보다 낮았다. 지난달 전용면적 85㎡ 초과 102㎡ 이하 아파트의 1㎡당 평균 분양가는 703만원으로 1년 새 51만7천원 올랐다.

작년 평균 아파트 분양가 인상분을 크기별로 비교하면 대형이 가장 부진했다. 서울에서 1년간 1㎡당 평균 분양가 오름폭은 ▲전용면적 60㎡ 이하 23만5천원 ▲전용면적 60㎡ 초과 85㎡ 이하 46만4천원이다. 수급과 가격 측면에서 대형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셈이다.

이처럼 규모가 큰 주택의 상대가격이 낮은 모습은 주거용 오피스텔에서도 비슷하게 관찰됐다. 대형 평수로 비싸게 공급되는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아파트처럼 절대가격과 상대가격이 비례하지 않는다.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서울은 집 전체의 절대가격이 높으면 분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 단위당 가격을 다소 낮추면서 부담을 줄이는 공급자들이 다수였다. 아파트는 대형 평수에서 분양가가 너무 높으면 HUG에서 분양 보증에 실패하는 등 사업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초대형·초호화 주거형 오피스텔인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출현은 이런 의미에서 예사롭지 않다.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분양가격은 3.3㎡ 평균 7천500만원으로 최저가 42억3천만원, 최고가 377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오피스텔은 133㎡~829㎡, 총 223실로 구성됐다. 통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격과 물량이다.

이미 시그니엘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서울 한남더힐로 이어지는 분양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만 당장 대형 주택 수요와 시세까지 움직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통계적으로 보면 세대수가 많고 가격이 높은 단지가 나왔을 때 세대 가중 등을 통해 평균을 더 끌어올리는 측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오피스텔 수요는 업무 지역,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운용수익을 기대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주택의 시세가 동반 상승하려면 거래 회전율이 중요한데 면적이 너무 크면 국지적인 영향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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