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당국 개입경계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편 기대로 1,140원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20원 오른 1,14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장초반부터 1,150원대로 상승했지만 이후 차츰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되밀렸다.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부담과 미국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제한된 흐름이 나타났다.

미국 금융시장이 '대통령의 날'로 휴장하면서 역외투자자들의 포지션플레이가 적어 달러 강세는 점차 누그러졌다.

◇21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36.00~1,153.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휴장으로 환율 변동성이 축소되는 가운데 방향성도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에도 환율 정책에 따라 달러 강세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전반적으로 오퍼가 센 모습이었다"며 "지난 금요일과 같은 특수 물량이 없어 네고우위의 장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1,140원대 중반은 결제수요도 받쳐주고 있어 아래위 변동폭은 제한된 흐름"이라며 "트럼프 이슈 역시 기대만으로 롱플레이를 하기는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단기 저점을 탐색하면서 월말을 앞둔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며 "비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우위였다"고 말했다. 그는 "1,150원선을 중심으로 월말 네고물량이 해소돼야 달러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주말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을 반영해 전거래일 대비 4.70원 오른 1,151.00원에 출발했다.

개장초부터 1,150원대로 오르면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유입됐다. 2월 들어 달러화 1,150원대가 상단으로 인식되면서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에 나섰다.

미국 금융시장 휴장을 앞두고 역외투자자의 달러 거래가 줄어든 점도 달러화 상승폭이 줄어든 요인 중의 하나였다. 이에 달러화는 1,140원대로 레벨을 낮추다 한때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세제개편안 발표 가능성과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저점 매수가 하단을 떠받쳤다.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달러 강세가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롱플레이는 좀처럼 탄력이 붙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정책이 여전히 주변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대미 흑자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음에도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가 계속 제기돼 달러-원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달러화는 이날 1,144.80원에 저점을, 1,151.00원에 고점을 형성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47.6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57억1천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0.18% 오른 2,084.39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32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에서 1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3.22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13.42원에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0605달러를 나타냈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7.50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7.27원, 고점은 167.88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07억9천500만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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