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이란과의 불법 금융거래 혐의로 미국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는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이 미국계 은행인 JP모건의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미국 동부시간) 보도했다.

뉴욕주 금융감독청은 SC은행이 근 10년간 2천500억달러에 달하는 불법 자금을 이란과 거래한 혐의가 있다고 공개했다. 이에 따라 SC은행 주가는 런던 증시에서 전날 16%나 떨어졌다가 이날 10% 오르는 등 급등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SC은행이 받을 타격에 주목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애미트 고엘 애널리스트는 "현 단계에선 재무적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계량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베렌버그은행의 제임스 채펠은 "만약 SC은행의 은행 면허가 박탈되고 달러 결제 은행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주가는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SC은행이 강력한 아시아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데 반면 JP모건은 아시아 지점을 확장하려는 데 주목했다.

채펠 애널리스트는 "JP모건은 아시아지점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일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지만, SC은행이 해외의 크고 매력적인 지점을 즉각적으로 가져다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SC은행이 뉴욕 은행 면허를 박탈당하면 기업들은 자금을 인출할 것이라며 이는 유동성 위기를 불러오고 JP모건과 같은 은행에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스캔들이 터지기 전인 지난달 "SC은행과 JP모건의 기업 문화는 흥미롭다. SC은행을 좋아하는 것은 그들이 매우 실용적이고, 또 일에 합리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JP모건이 딜을 성사시키기 쉽지 않겠지만 SC은행은 매우 깨끗하고 매력적인 비즈니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아시아지역 M&A 컨설턴트는 많은 서구 은행이 아시아 지점 인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건과 SC은행은 코멘트를 거부했다.

한편, 영국 노동당의 존 맨 의원은 전날 "이번 일은 미국 정부의 최고위층이 꾸민 합작품"이라고 주장했다.

wo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