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국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매수개입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제통화기금(IMF) 선물환 매수포지션이 크게 감소했다.

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 외환당국의 IMF선물환포지션은 약 397억9천180만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516억8080만달러 순매수포지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18억8천900만달러 순매수 규모가 줄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월부터는 감소폭이 더욱 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에 전월보다 33억달러, 12월에 전월보다 41억8천890만달러씩 순매수포지션을 축소했다.









이 선물환 포지션은 한국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의 선물환 거래와 외화자금시장에 공급한 스와프포지션을 반영한다.

외환당국이 스와프시장에서 달러 현물을 은행에 매도하고, 선물환을 사는 '셀 앤드 바이'에 나서면 선물환 매수 포지션은 커진다. 그러나 반대로 달러 현물을 매수하고, 선물환을 매도하는 '바이 앤드 셀'을 하거나 앞서 구축한 포지션의 만기 연장을 하지 않으면 순매수 포지션은 줄어든다.

IMF 선물환순매수 지션 축소는 외환당국이 매수 개입을 그만큼 줄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 스와프포지션에 대한 만기 연장을 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선물환 매수 포지션이 감소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조작 비판이 커진 영향으로도 볼 수 있다.

그 여파는 스와프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 증가로 최근 스와프포인트 마이너스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환당국이 지지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외환당국의 '셀 앤드 바이'물량 축소로 이어진 셈이다.

한국이 IMF 선물환 순매수포지션을 줄인 것과 달리 태국은 선물환 순매수포지션을 오히려 늘렸다. 태국 바트화 강세를 적극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중국은 선물환순매도 포지션이 확대됐다. 위안화 약세 방어를 위해 달러 매도 개입을 늘리면서 선물환 순매도포지션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은 환시개입 등 외환시장 조작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지난 2015년부터 선물환포지션을 공개해왔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미 재무부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 선물환 포지션을 개입의 근거로 제시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무역촉진법 하에서 환율 조작국 지정 압력이 강화되면서 외환당국은 선물환 포지션 축소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다만, FX 스와프시장 하락 압력이 심화돼 당국의 고민도 깊을 듯하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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