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50년물 발행 계획이 공개됐지만, 국내 연기금들은 금리 변동성 탓에 국고채 50년물 매수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평가했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고채 50년물은 내달 3천억원 규모로 발행될 예정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국고채 발행 계획을 통해 올해 총 1조원 내외의 국고채 50년물을 추가 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기투자기관이 주로 매수하는 초장기물이 나왔지만, 연기금은 이 같은 국고채 50년물 매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 등으로 국고채 금리의 변동 가능성이 큰 만큼 매년 시가평가를 해야 하는 연기금 입장에서 50년물과 같은 초장기물은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고채 50년물의 주매수 기관은 보험사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A 연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국고채 50년물은 듀레이션이 긴 보험사들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성장기에 있는 국민연금 등이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밖의 연기금들은 50년물을 살 수 있는 여력이 거의 없다"며 "매년 시가평가를 하는 연기금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큰 50년물은 코스닥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같아서 그만큼의 변동성을 감내할 만한 연기금이 사야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 국공채 금리가 낮기 때문에 공제회들도 50년물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며 "20년물과 30년물은 만기보유전략을 사용하는 보험사들이 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B 연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50년물은 주로 자산부채종합관리(ALM)가 중요한 보험사들이 주로 많이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기금은 매년 평가를 하는데 금리 인상기에 변동성이 큰 50년물을 가져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20년물과 30년물 물량을 줄인다고 하는데 이들 채권은 트레이딩 용도보다는 만기보유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물량 축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국고채 금리가 너무 낮은 탓에 초장기물이 나와도 연기금에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일 기준 국고채 50년물의 금리는 2.555%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우리나라의 투자군 중 채권, 특히 국고채는 국내 연기금에 주요한 투자처로 자리매김하기 어려워졌다"며 "해외 대체투자 등으로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고채 50년물의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hlee@yna.co.kr

kph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