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비중 4년來 최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우리나라 대외채권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대외채무는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프랭클린 템플턴 등 큰 손 외국인투자자의 채권자금 이탈에 대외채무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대외채무에서 차지하는 단기외채 비중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6년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 Net IIP)은 4천34억달러로 전년말에 비해 789억달러 증가했다.

이는 대외채권이 전년말대비 638억달러 증가한 반면 대외채무는 151억달러 감소한 영향이 컸다. 대외채권은 장기채권을 중심으로 보험사 등의 기타부문에서 집중적으로 증가했다. 이와 달리 대외채무는 장기외채를 중심으로 중앙은행 부문 대외채무가 줄었다.

2016년말 기준 대외채권은 7천843억달러로 전년말대비 638억달러 증가했다. 보험사 등의 부채성증권이 347억달러 증가하면서 기타부문에서만 501억달러가 늘었다.

반면 대외채무는 3천809억달러로 전년말보다 151억달러 감소했다. 특히 장기외채가 부채성증권(채권)을 중심으로 160억달러 감소했다. 단기외채는 8억달러 늘었다.









이로써 우리나라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6%로 전년말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연간기준으로는 지난 2012년 4분기 31.3%를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8.3%로 전년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대외채권이 증가한 것은 보험사 등의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외채무가 감소한 것은 상당부분 중앙은행의 채무를 중심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풀이했다.

지난해 프랭클린 템플턴 등 큰 손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자금 이탈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의 통화안정채권 투자가 감소하면서 중앙은행의 부채성증권 대외채무는 전년말대비 143억달러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외채도 증가한 것은 장기외채를 중심으로 빠져나간 채권자금 일부가 원화 계정에 들어간 데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단기외채비중이 증가했지만 배경으로 살펴볼 때 우리나라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며 "대외채무는 전반적으로 감소했는데 특히 통안채 투자가 줄어든 것은 프랭클린 템플턴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해말 달러 강세로 펀드운용규모를 줄이고, 자금을 빼서 나간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외채권이 늘어나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외국인 국내투자가 줄어드는 의미도 있어 양면성이 있다"며 "Net IIP기준으로는 지난 2014년 3분기 이후 순채권국이 됐는데 늘어나는 대외채권을 잘 관리해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수익성 좋게 가져가는 쪽으로 대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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