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최근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신사업 확장을 위해 사업분할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전문 자회사 신설로 빠른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핀테크 사업 부문을 분리해 독립법인 카카오페이를 신설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신설법인 대표에는 그간 카카오의 핀테크 사업을 이끌어온 류영준 카카오 핀테크사업 총괄 부사장이 발탁됐다. 법인 설립은 오는 4월 완료될 예정이다.

핀테크 사업은 지난 2014년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을 마무리한 이후 카카오가 가장 많은 공을 들여온 신사업 분야 중 하나다.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축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등 여러 방면에서 IT와 결합한 금융사업을 추진해왔다.

올해 상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분사 결정은 핀테크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선전포고로 풀이된다.

특히 핀테크 전문 자회사 신설과 함께 앤트파이낸셜 서비스그룹으로부터 2억달러(약 2천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한 상황이다.

앤트파이낸셜은 중국의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의 모회사다. 알리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을 카카오페이 이용자로 흡수할 경우 거래액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카카오의 숙원이었던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앞서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페이코 사업본부와 빅데이터 기반 광고사업 부문을 분리해 별도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설법인 NHN 페이코 주식회사는 가맹점 및 페이코존의 공격적인 확장, 금융서비스 통합 이용자 확대, 빅데이터 기반 타깃 광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페이코는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월 결제액 1천100억원, 누적 결제액 1조1척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페이코의 성공으로 NHN엔터테인먼트는 게임회사의 이미지를 벗고 종합 IT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실제 지난해 NHN엔터테인먼트의 전체 매출 가운데 게임 사업을 제외한 기타 매출은 3천835억원으로 44.8%를 차지했다.

국내 인터넷기업 최초로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달성한 네이버도 분사를 통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 '제2의 라인'으로 주목 받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스노우는 지난해 8월 별도법인으로 분사했다. 스노우는 최근 누적 다운로드 1억3천만건을 돌파하며 네이버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분사한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 네이버랩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네이버랩스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 등 네이버의 신사업 분야를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다. IT 업체로는 최초로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IT 업체들이 분사시킨 자회사는 핵심 신사업을 전담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시장의 변화에 절대 뒤처지지 않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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