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이 엔화 강세 압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견해가 부상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2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제일주의'로 일본 기업이 미국내 생산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기존에 벌어 둔 달러 수익을 일본에 송금하지 않고 미국내 재투자로 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산이 집중돼 있는 3월은 통상 일본 기업들이 해외에서 번 이익을 일본으로 송금하는 움직임이 나오기 쉬운 시점이다.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는 거래가 발생하기 때문에 달러-엔은 하락 압력(엔화 강세 압력)을 받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올해의 경우 트럼프 정책 영향에 예년만큼 엔화가 강세 압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수 주내 발표하겠다고 밝힌 세제개편안의 쟁점은 국경조정세로, 수출로 거둔 이익에 세금을 면제하고 수입품에는 부과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여파로 일본 기업이 미국 생산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 '미국에서 5년간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도요타와 유사한 움직임이 확산돼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신문은 기업이 미국 생산을 위한 재원을 일본에서 조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이 달러 수익을 그대로 미국 투자로 투입하리라 보는 게 자연스럽다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의 본국송금 둔화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16년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일본 기업의 해외 자회사 유보금은 2조9천14억 엔(약 39조 원)으로 전년대비 14.1% 증가해 199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문은 최근 엔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에 좌우되고 있어 기업의 외환 수급이 시세를 움직이는 상황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의 해외 이익 본국송금 축소는 엔화 강세 압력을 약화시키는 재료가 될 수 있으며, 주주 배당 동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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