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강한 3월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발견하지 못한 가운데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2bp 내린 2.416%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8bp 상승한 1.224%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큰 변동 없는 3.034%를 보였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프랑스발 정치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상승 출발했다.

이날 유럽장에서 독일의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유로존의 물가상승 신호에도 한때 마이너스(-) 0.914%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도 한때 2.393%으로 내렸다.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는 1월 유로존의 모든 회원국의 소비자물가가 2013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기존 주택판매가 호조를 보인 데다 프랑스발 정치불안이 완화되면서 국채가는 반락했다.

프랑스 중도 정파를 이끄는 프랑수아 바이루 전 교육부 장관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돼,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이 0.288%로 낙폭을 줄였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이 여파로 프랑스에서 극우정당 후보인 마린 르펜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며 독일 국채수익률을 따라 미 국채수익률이 전장대비 하락에서 상승으로 반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RW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타인 헤드는 "이 뉴스가 대선 결과를 확정한 것은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가 높은 가격 상승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오름세에도 10년 내 최대치를 보였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3.3% 늘어난 569만채(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7년 2월 이후 최대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555만채(1.1% 증가)를 웃돈 것이다.

1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기존 주택판매는 당초 549만채에서 551만채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1월 기존 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7.1% 상승한 22만8천900달러였다.

로렌스 윤 NAR 수석 경제학자는 "주변 여건의 악화에도 판매치 증가는 소비자들이 엄청난 자가 보유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재고 수준이 너무 낮다고 설명했다.

1월 기존 주택재고는 3.6개월치를 기록해 20개월째 하락했다. 시장이 균형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6개월치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5년물 국채입찰에서 수요가 실망스러웠던 데다 제롬 파웰 연준 이사의 매파 발언 영향으로 추가 하락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340억달러 어치의 5년 만기 국채를 연 1.937%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92배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도 58.2%로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였다. 직접 낙찰자들의 낙찰률은 8.4%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상승 출발한 국채가가 오전에 하락 반전한 데다 오후 2시에 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둔 여파로 투자자들의 참여가 약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다음날 280억달러 어치 7년물을 발행한다.

입찰 후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2.445%를 보였다.

파웰 이사는 뉴욕 포케스트클럽 연설 자료를 통해 "앞으로 경제 상황이 대략 예상대로 흘러가는 한 점진적인 긴축 정책이 적절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지만, 연설 후에는 3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이 검토될 수 있다는 매파 발언을 내놨다.

FOMC 의사록이 공개된 후 10년 만기 국채가는 가파르게 반등했다.

연준이 공개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경제 개선과 물가상승 가능성 등으로 "꽤 이른"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오는 3월 14~15일 FOMC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연준은 또 재정정책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으며 물가가 과도하게 상승할 위험에 대해서 완만한 위험이 있다고만 지적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2%에서 발표 직후 27%로 높였다가 다시 22%로 낮췄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FOMC 의사록에서 지난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의회 발언을 넘어서는 이상의 매파 내용이 없었던 데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은 의회 증언에서 앞으로 다가오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포트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전체적으로 의사록은 "한 주 전의 옐런 의회 증언 때보다 강하지 않았다"며 전반적인 뉘앙스를 보면 연준은 3월에 금리를 동결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도이체방크의 게리 폴락 헤드는 "의사록은 시장이 두려워할 만큼 매파적이지 않았다"며 "연준은 필요하면 행동하겠다는 성향을 가지고 예측불가능한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3월 인상 가능성에 대한 낙관론도 지속했다.

블랙록의 밥 밀러 헤드는 "의사록이나 최근 연준 발언을 보면 3월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진단했다.

인베스텍자산관리회사의 존 스톱포드 공동 헤드는 유로존의 정치 위험이 미 경제지표 호조, 재정정책 전망, 연준의 금리 인상 등의 국채수익률 상승 압력을 상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 백악관 예산회의 후에 기자들과 만나 "세제안은 실제로 매우 잘 마무리되고 있지만, 법적이나 다른 것들로 오바마케어의 대체법안이 나오기 전까지 제출할 수 없다"고 말해, 정책 불확실성을 조장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트럼프가 세제안을 곧 내놓을 것을 약속한 바 있다며 전일 백악관 대변인도 세제안이 몇 주 안에 나온다고 말했지만, 아직도 구체 내용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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