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해 증권사 간의 합종연횡과 함께 리서치센터의 인력 조정도 활발했다.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며 일부 증권사가 다시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주요 증권사의 등록 애널리스트는 총 1천117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명 증가했다.

합병을 통해 리서치센터에서의 인력 축소가 불가피했던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에서 각각 7명, 5명가량의 인력이 줄었지만 다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수가 늘어나며 전체 숫자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조직 슬림화는 얼추 일단락되고 각사가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리서치센터는 인력 채용에 나섰다. NH투자증권에서는 크레딧애널리스트를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토러스투자증권에서는 음식료, 섬유·의복 등 기업분석 인력과 시황 담당 애널리스트 채용 공고를 냈다. KTB투자증권도 RA(리서치 어시스턴트) 인력 확충에 나섰다.

일부 섹터에서 애널리스트 이탈이 있었던 신한금융투자 등도 타사로부터 인력 영입을 통해 기업분석부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건설 섹터가 공석이 되며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 종목의 분석자료 공표를 중단한다고 밝힌 대신증권도 새로운 애널리스트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시련이 끝났다고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의 일부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수가 지난 두 달 사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관계자는 "이 중에는 1년 근무 기간이 지난 RA가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을 인정받으며 애널리스트로 카운팅 된 부분도 있어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중소형 리서치센터를 둘러싼 리서치 조직 추가 축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중소형사의 경우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스몰캡, 인터넷 등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4명을 지점 등으로 이동 조치했다. 그러나 공석이 된 섹터를 신규 인력으로 채우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일부 애널리스트가 이직을 위해 타사 면접에 임했다는 소문이 돌며 업계에서는 추가 인력 축소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높아졌다.

이처럼 리서치센터의 안정화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인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도 내놨다.

이 관계자는 "누구나 똑같은 자료를 내놓는 것이 아닌 기업분석을 통해 올바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조세를 보이는 미국 우량기업 투자 등 차별화된 자료와 투자자의 니즈에 부합하려는 시도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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