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신규면세점들의 실적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난해 오픈 이후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간 신세계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은 올해 1월을 기준으로 월간 흑자 달성에 성공했으나, 같은 시기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한화, 두산, SM면세점은 당분간 적자를 벗어나길 어려울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개점 9개월만인 지난 1월 매출 750억원과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했다.

HDC신라면세점 역시 지난 1월 실적 집계 결과 532억원의 매출과 1억2천500만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신세계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오픈 이후 차별화된 유통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꾸준한 매출 증가와 함께 견실 경영을 통한 자체적인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며 이익 전환에 성공하면서 올해도 꾸준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달 들어 하루 최고 매출이 52억원까지 증가하고, 2월 일평균 매출이 38억원까지 가파르게 성장하는 등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달 버버리와 토즈가 영업을 시작하고 3월에는 끌로에, 셀린느 등 고가 브랜드들이 잇달아 문을 열 예정으로 올 상반기 계획했던 일평균 매출 4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신규 사업자 중 최단 기간 연간 매출 1조원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HDC신라면세점도 올 상반기에 '루이뷔통'을 오픈하면 디오르, 펜디, 불가리 등 LVMH 계열 브랜드 입점이 모두 완료돼 명품 면세점으로의 자리를 잡게 되면서 더욱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면세점이 입점한 아이파크몰은 올해 말까지 6만4천㎡에 이르는 면적을 증축하면서 HDC신라면세점을 지원할 예정이다.

두 면세점은 1월 흑자전환을 계기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세 사업자의 올 한해 전망은 불투명하다.

한화갤러리아가 운영하는 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해 4분기 748억원의 총매출액과 11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일 매출이 10억대원 중 후반으로 신세계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 등 경쟁 업체들과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실적 부진에 최근에는 임원들이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한 데 이어 부장과 차장급 직원들이 자진해서 상여금을 100% 줄이기로 하는 등 직원들과 함께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와 같은 회사의 노력에도 갤럭리아면세점은 흑자전환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인 입국자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늘어나는 시내 면세점 특허권에 따른 경쟁 심화가 부담"이라며 올해 327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예상했다.

지난해 5월 오픈한 두산의 두타면세점도 지난해 상반기에만 1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연간으로는 3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타면세점은 개점 1년도 안 돼 대표이사가 바뀌는 등 불안한 경영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 역시 중국인 확보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있고, 명품 중심의 대기업 면세점과 차별화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SM면세점이 지난해 약 279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올해에도 150억원대 이상의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중국 여행객 감소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업체 간 경쟁력 차이에 따른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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