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보험 당국이 기업 사냥꾼과 불법적 자금 조달, 보험금의 불법적 사용 등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샹쥔보(項俊波)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 주석은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국은 "보험산업이 부유한 악동들의 클럽으로 전락하거나 기업 사냥꾼이나 인수 전문가, 소위 금융 악어들의 군자금의 용도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감회는 규정을 위반한 기업에 대해서는 영업을 중단시키거나, 보험업 라이선스를 취소시키는 등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샹 주석은 지난 1월 이후 첫 공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규정의 근간에 도전하거나 보험업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보험가입자들의 행복에 타격을 주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모든 범법자는 업계에서 축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전문 은행가 출신의 보감회 주석이 이같이 수사적인 표현을 이용해 발언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날 샹 주석은 류스위(劉士余)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이 사용한 "금융 악어"라는 표현을 인용했다.

류 주석은 중국 주식시장에 혼란을 초래하는 자본시장의 "큰 악어들"을 경고하면서 이들을 "금융 악어"에 빗댄 바 있다.

SCMP는 증감회와 보감회가 같은 표현으로 불법 행위에 엄중히 경고한 것은 적대적 인수, 공격적 기업 사냥에 대해 양 기관이 긴밀히 공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중국 보험업체들은 작년 11월 기준으로 뮤추얼펀드와 주식 등에 총 1조8천900억 위안을 투자했다. 이는 총 보험 자산의 1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중 최대 1조2천억 위안 가량의 투자금은 여전히 미상환된 상태로 A주 시장의 거래 가능한 총 주식의 2.6%와 맞먹는 규모다.

천웬휘(陳文輝) 보감회 부주석은 같은 기자회견에서 "몇몇 보험사들이 상장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심지어 공동으로 적대적 인수 기회를 엿보면서 기업 사이에 우려를 낳았으며, 소액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보험사는 주식시장에서 단기적인 투기로 소액 투자자들의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작년 12월 이후 중국 당국은 항대인수보험, 화하인수보험, 전해인수보험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당국은 이들의 보험상품에 대한 규정 준수 여부와 보험료 사용처, 재무보고서 관련 사항 등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항대인수보험은 계열사인 항대부동산의 중국만과 지분 인수를 지원했으며, 전해인수보험은 야오전화(姚振華) 바오능(寶能)그룹 회장의 중국만과 적대적 인수를 지원해 당국의 우려를 낳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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