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23일 미국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강한 매파적 신호를 읽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시선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으로 쏠리고 있다.

이들은 달러-원 환율도 1,130원대까지 재차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1월 FOMC 회의록을 공개했다.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아주 가까운(fairly soon)" 시일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을 불확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경제 전망을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경제전망에 대한 단기적 위험 요인들은 대체로 균형 잡힌 모습"이라며 "경제전망이 분명해지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발언했다. 오는 3월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낮추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의사록 발표 후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수익률도 떨어졌다. 달러-엔 환율은 의사록 발표 전 113.60엔을 넘어섰으나 의사록 발표 후 112엔대 후반까지 반락하기도 했다.





<FOMC 의사록 발표 전후 달러-엔 틱차트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



외환딜러들은 매파적인 신호를 기대했던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가 실망으로 돌아선 만큼 1,130원대 후반까지도 저점을 열어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15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강하게 매파적인 발언을 한 터라 달러화 반등 기대심리도 컸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롱스탑이 가세할 수 있어 달러화는 당분간 무거운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1월 FOMC 의사록에 대해 시장은 '호키시(Hawkish)'하게 보지 않았다"며 "'아주 가까운(fairly soon)' 시기에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언급에 잠깐 달러가 강세를 보였으나 점차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등 불확실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기대보다 실망감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은 연준의 강력한 매파적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나 기대가 충족되지 않고 있어 계속해서 달러화가 하락하고 있다"며 "달러화 반등은 어려워 보이고, 향후 1,150원대 중반을 뚫고 올라가야 상승 재료가 환시에서 소화되는 것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연준 의사록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지 않았다"며 "옐런 의장의 지난 의회 증언에 비춰봤을 때 강한 매파적인 의사록을 기대했으나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 딜러는 현재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미국 기준금리 이슈보다는 환율 조작국 지정 여부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준의 스탠스보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이 더욱 큰 환시 재료가 되는 셈이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FOMC 1월 의사록에서 금리 인상 관련한 발언이 있었지만, 중국 위안화나 태국 바트화, 싱가포르 달러 등 아시아 통화들은 오히려 강세였다"며 "의사록 영향은 거의 없었고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중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NDF에서 1,138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니 달러화는 장중 재차 1,130원대 진입할 것"이라며 "달러화가 상승 재료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데다 월말이 다가오면서 네고 물량, 주식 자금 등 달러 공급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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