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 6명 전원이 유임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최근 회의를 열고 사외이사 전원을 재선임하고, 공석이던 한 명만 새로 선임하기로 했다. KB금융은 24일 이사회에서 이런 내용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KB금융 고위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교체된 지 2년 밖에 지나지 않았고, 이사회 운영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교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KB금융 사외이사는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박재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교수, 이병남 전 LG경영개발원 인화원 고문,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 등 6명이다.

KB금융은 작년 3월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발탁된 최운열 서강대 교수가 사의한 후 1년 가까이 6인 체제를 유지하다 이번에 공석을 채우게 됐다.

이들은 2014년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른바 KB사태 여파로 기존 사외이사들이 전원 중도 퇴진하면서 2015년 3월 신규 선임됐다.

당시 KB금융은 사외이사의 권력화를 방지하기 위해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도입한 바 있지만 1년 뒤 전원 유임시키면서 사실상 원래대로 2년 임기를 보장했다.

이는 '사외이사 총수의 5분의 1 내외에 해당하는 수의 사외이사를 매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해야 한다'는 지배구조 모범규준과도 상충돼 지적된 바 있다.

윤 회장이 올해도 사외이사들을 전원 유임시키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지배구조 연속성이다.

3년 전 KB 내부사태 이후 새로운 이사진들과 어느 정도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이뤄놓은 상태에서 교체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11월 윤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조직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지배구조 모범규준이 폐지되고 사외이사 교체에 대한 항목이 삭제된 지배구조법이 시행되면서 이에 대한 논란도 사라졌다.

KB금융 관계자는 "충분한 검증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어렵게 모셨고, KB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자리잡기 위한 결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 금융계열사의 상근감사위원 제도 폐지와 관련, 윤 회장은 "아직 국민은행 상근감사 자리를 없앨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KB금융 고위관계자는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가 문제 없이 이끌어 나가고 있다"며 "감사 자리는 조금 더 지켜본 후 선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5년 1월 정병기 전 상근감사위원이 물러난 후 2년이 넘게 공석이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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