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상환능력은 양호…GDP대비 총량은 굉장히 큰 문제"

"4월 위기설 과장…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크지 않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전소영 강수지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외환시장에 스무딩오퍼레이션이 아닌 다른 목적의 개입은 하지 않는다며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주열 총재는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2%대를 보일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봤다. 아울러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4월 위기설도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은 기초경제 여건을 반영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하고, 쏠림 현상으로 단기간에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에만 시장 안정 차원에서 스무딩오퍼레이션을 한다"며 "다른 목적으로 외환시장에서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발효된 교역촉진법, 환율조작국 지정 근거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미국 재무부가 교역촉진법이 아닌 종합무역법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고 기준을 세부 지정 요건으로 바꿀 가능성도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경계는 갖고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달러-원 환율 하락(원화강세)이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원화 강세는 물가 하방압력, 수출에는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는데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수출에 영향을 주겠지만 한국 경제의 구조변화로 수출에 미치는 환율 영향은 옛날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는 기업의 해외생산이 늘었고, 생산활동에 수입 중간재 투입 비중이 높아진 점, 품질 등 비가격경쟁력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점 등을 꼽았다.

또, 중국이 환율조작국 지정되면 우리나라 수출과 국내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봤다. 중국의 대미수출 줄어들고, 위안화가 절상압력을 받으면서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위안화 변동성이 커진다면 원화 환율 변동성도 동조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계부채 우려에 대해 그는 가계 채무상환능력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우선 고정금리, 분할상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계부채의 구조의 질적인 측면에서 개선이 있었고, 상대적으로 우량한 차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났다"며 "가계 부채 중 고소득, 고신용의 우량한 차주를 기준한 금액이 65% 내외로 유지되고, 금융부채를 갖고 있는 가구도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를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대내외적으로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취약 차주의 채무상환부담은 유의해서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가계부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스템리스크 문제로 생각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GDP대비 가계부채 총량은 굉장히 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상환 등으로 4월 위기설이 불거진 점은 과장된 것이라고 봤다.

이 총재는 "실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이미 알려진 리스크이고, 정부 및 관계기관들이 이런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2% 중반의 성장세와 물가목표수준의 소비자물가상승률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성장세도 물론 내수와 소비가 부진해 미약하지만 글로벌 경기회복, 수출 호조, 설비투자도 개선을 보이면 2% 중반의 성장세가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잠재성장률은 현수준보다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지난 2015년 추정한 잠재성장률은 3% 수준인데 그 사이 성장세도 미약했고, 설비투자도 부진했고, 노동력 수급 상황, 인구구조 변화, 생산성 향상의 진척 정도 등이 미흡했던 점을 감안하면 추정치보다는 낮아질 것"이라며 "그 작업이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장기 시장금리에 대해서는 "장기시장금리는 기본적으로 경기와 물가 상황,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해외금리가 어떨지와 채권시장의 수급시장도 장기시장금리에 영향을 주게 된다"며 "장기시장금리는 통화정책 외에는 매우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에 정책당국이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FX스와프레이트가 하락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 수준보다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근본적인 것은 내외 금리차 축소를 들 수 있고, 국내기관투자가들이 해외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우위를 보고 있다는 점. 역외 선물환 매도 증가에 따라서 포지션 조정을 하기 위한 외화자금 수요가 늘어난 점을 들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재정차익 목적 채권투자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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