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내 캐피탈사의 회사채 발행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2월에도 이미 2조원 이상을 발행하며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대규모 발행에 성공했다.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되살아난 가운데, 보험과 상호금융 등 다양한 투자자 수요가 탄탄하게 받쳐주는 상황에서 캐피탈사들도 조달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월도 2조 이상 발행…순발행 기조도 지속

2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내 캐피탈사들은 2월 들어 2조2천억원 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전월에 사상 최대치 규모인 2조5천억원 가량을 발행한 데 이어 이번 달에도 대규모 발행을 지속하는 중이다.

캐피탈사들은 지난해 8월 이후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해 상반기 월간 2조원 내외 발행을 유지하던 데서 9~10월에는 총 발행액이 1조3천억원 내외로 줄어들었다.

11월에 2조원대 발행을 회복했지만, 12월에는 다시 1조7천억가량으로 축소됐다.

캐피탈사의 순발행 기조도 유지되는 중이다. 지난 1월 1조원 이상 순발행한 데 이어 2월에도 지난주말 기준으로 3천억원 이상 순발행 중이다.

올해 캐피탈채 만기가 2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많기는 하지만, 여러 회사들은 연초 양호한 발행 여건을 기회로 적극적으로 조달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 크레디트 시장 경색으로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데다, 올해도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향후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기회가 있을 때 자금을 충분히 마련해 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캐피탈채의 순발행이 두드러지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트라우마가 선제 잉여발행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수요 탄탄…카드채 공백도 기회

캐피탈사 발행이 호조를 이어가는 데는 탄탄한 수급이 자리하고 있다. 주요 카드사들이 연초 적극적인 발행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풍부한 수요가 캐피탈채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드채 발행액은 지난 1월에는 5천800억원 발행하는 데 그쳤고, 이번달에는 다소 증가한 8천300억원 가량 발행 중이다.

반면 헤지운용 목적으로 캐피탈채 등 여전채를 주로 편입하는 ELS는 지난 1월 4조6천억원 가량 발행된 데 이어 이번 달에는 이미 6조7천억원이나 발행됐다. 특히 2월에는 순발행 규모도 2조원을 넘어섰다.

ELS 헤지 외에도 보험사와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의 캐피탈채 투자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올해들어 전일까지 보험과 기금은 캐피탈채를 5천500억원 가량 순매수했고, 자산운용사도 1조3천억원 가량 사들였다. 상호금융과 종금도 1천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자산운용사 순매수 규모는 비슷하지만, 보험 및 기금에서는 2천억원 가량 매수 규모가 증가했다. 상호금융 등도 매수 규모가 늘었다.

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채 수요는 풍부한데, 연초 카드사 발행 공백으로 투자자들이 캐피탈채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매력적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캐피탈사가 몰려 있는 신용등급 'AA-' 기타금융채 3년물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전일 기준 59.5베이시스포인트(bp)로 60bp선을 깨고 하락했다. 카드채 스프레드가 지난해 저점인 26bp대로 떨어지면서 2월 들어서는 추가 하락이 멈췄지만, 캐피탈채 스프레드는 꾸준히 축소되는 중이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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