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저금리로 풀려난 막대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운용수익에 대한 부담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등 기관들이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힘입어 부동산 펀드 설정액이 증가하고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치솟고 있다. 해외부동산 투자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하지만 이런 유동성 파티에서 주택시장은 소외되고 있다. 1000조에 이르는 부채를 짊어진 가계는 구매 여력이 없어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수익률을 위해 해외까지 떠도는 기관들의 막대한 유동성을 주택시장으로 돌릴 수 있다면 거래 위축과 가격 하락 공포에 떨고 있는 주택시장을 되살리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유동자금의 주택시장 진입 가능성을 3회에 걸쳐 살펴보려 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최근 부동산펀드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작년 한해동안 펀드가 주택을 매입한 경우는 단 한건도 없었다.

대부분 상업용 오피스 또는 물류시설을 사들여 임대전환하는 경우로, 미국 등 해외처럼 주택을 인수해 수익을 내는 구조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에 투자하는 '대출형' 또는 '개발형' 펀드가 종종 목격됐고,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인수하는 것도 조금 있었다.

금융투자협회는 15일 지난해말 부동산 펀드 수탁잔고가 지난 2011년(16조4천290억원)보다 12.1% 증가한 19조9천1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펀드시장(307조5천580억원)의 6.5%수준이다. 2011년(5.9%) 보다 0.6%p 늘었다. 신규유입금은 5조4천190억원이었고, 2조4천180억원이 유출됐다. 기존 펀드 평가액은 4천710억원이 늘었다.

이중 신규 유입금의 80%정도가 오피스 등 상업시설을 인수하는 경우였다. PF대출형 또는 개발형에 투입된 펀드 비중은 19%였고, MBSㆍ부실채권(NPL) 매입 등이 나머지였다.

특히 저금리 기조에 따라 기관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국내에서 해외로, 오피스에서 MBS나 NPL매입으로 투자영역이 확대되고 있었다.

실제 작년 현대자산운용과 CBRE글로벌인베스터스 등의 자산운용사는 런던에서 오피스 4개를 샀다. 브라질에서도 미래에셋이 오피스를 매입했다.

PF대출형으로는 하나다올자산운용이 효자동 타운하우스에 213억원을 투입한 사례가 있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478억원으로 MBS를 인수하기도 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외 부동산 투자가 늘고있다"면서도 "오피스와 달리 주택은 수익구조가 맞지 않아 펀드진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대업을 주력으로 하는 건설업체 부영의 사례를 살펴보면 유동자금의 주택시장 진입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임대주택사업은 보증금 증액과 월 임대료, 분양전환에 따른 매각금 등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사업기반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의 장기투자 성향과도 맞아 떨어진다.

자산운용사의 다른 관계자는 "점진적으로 전세비중이 줄고 월세가 늘어나게 된다면 주택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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