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30원선 부근으로 연저점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 강세 기조가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기대가 희석된데다 외환당국도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그칠 뿐 적극적인 레벨 끌어올리기는 하지 않는 양상이다.

달러화 1,130원선에서 연저점을 두고 외환당국과 시장간 힘겨루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는 2월들어 1,130원대 초반에서 수차례 튕겨올랐다. 롱심리가 따라주지 않으면서 환율은 다시금 1,130원대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달러화는 연중저점인 1,133.00원(2월16일 장중저점) 하향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시장과 당국 모두 강하게 나설 형편은 아니라는 점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음에도 강하게 숏플레이로 밀어부치기는 부담스러워한다. 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타나서 돌발 발언을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원화 강세에 힘을 실어주겠지만 재정정책 확대나 감세안 등은 다시 달러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외환당국도 1,130원대를 강하게 막을 명분은 없다. 원화 강세 기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수차례 지지되는 과정을 겪었기에 하락 속도는 가파르지 않다. 현 상황에서 굳이 환율조작국 의심을 받아가며 달러화를 떠받칠 여건은 아닌 셈이다. 외환당국은 달러화 레벨을 놓고 볼 때 1,130원선과 1,129원선의 차이를 두고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1,129원대로 환율이 내리면 매도세가 급격히 유발될지 여부다.

매도 물량을 이끌 주체는 월말을 앞둔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다. 달러화가 1,120원대로 하락하거나 연저점 부근에서도 수출업체가 매도 물량이 따라붙는다면 외환당국이 대응에 나설 여지가 있다. 직접 달러를 매수하는 스무딩오퍼레이션 대신 지난 17일처럼 국민연금 달러 매수 물량이 유입될 수도 있다.

수출을 위해 원화강세를 막던 과거의 개입 명분은 이미 퇴색됐다. 전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동결 직후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강세가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줄었다"며 "한국경제의 구조변화로 수출에 미치는 환율 영향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해외생산이 늘고, 수입 중간재 투입비중이 높아진데다 품질 등 비가격 경쟁력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할 때 당국이 자연스럽게 내리는 달러화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대응은 자제할 공산이 크다.

당국과 외환시장이 1,130원선을 둘러싼 싸움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달러화가 개장가부터 역외NDF환율 저점을 반영하며 1,120원대 후반에 출발하는 것이다. 이 경우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저점 인식에 결제수요, 저점 매수에 나설 여지가 있다. 이 경우라면 외환당국도 추가 하락폭을 관리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 1,130원선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자율반등은 이뤄지겠지만 시장의 시선은 아래쪽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1.50/1,132.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37.30원)보다 5.00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29.20원, 고점은 1,135.00원이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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