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금융시장에서 채권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했지만, 최근 해외 채권형 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며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3월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과 유럽 지역의 정치리스크까지 불거지며 예상외로 채권 금리의 상승세가 주춤하기 때문이다.

27일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글로벌 채권형 펀드와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 내역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채권형 펀드로 총 76억1천100만달러가 유입됐다.

선진국의 채권형 펀드에서 총 64억300만달러의 압도적인 유입세를 보였고, 대부분 북미 지역과 글로벌(Global·선진국 전역에 투자) 펀드를 중심으로 뭉칫돈이 밀려들었다.

북미 지역으로 49억6천100만달러, 글로벌 펀드로는 25억6천900만달러가 들어왔다. 반면, 서유럽 지역에선 10억8천500만달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4천1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신흥국의 채권형 펀드로도 이머징 전반에 투자하는 GEM 펀드로 10억600만달러, 중남미 지역으로 1억2천800만달러,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과 EMEA(Europe, Middle East, Africa)로는 각각 3천700만달러가 들어오며 견조한 유입세를 보였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 내에서도 일반적인 상품이 아닌 금리 상승 시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하이일드 채권 펀드 등으로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소 혼란스러운 발언에 정책 불확실성이 커졌고, 유럽 정치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소 확대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다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남은 여윳돈을 채권 내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으로 미국 하이일드 채권과 물가연동채권을 중심으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만기는 짧게 가져가며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만약 금리가 상승해도 만기가 짧은 채권은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릴 가능성이 작아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과 유럽 지역의 정치리스크로 선진국의 채권형 펀드로는 최근 9주 연속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주식형 펀드도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며 유입세를 보였지만, 전주 대비로는 다소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선진국의 주식형 펀드에선 북미 지역으로 33억4천800만달러, 글로벌 펀드로 19억2천700만달러,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18억800만달러, 서유럽 지역으로 10억5천900만달러가 유입됐다.

김수명 연구원은 "그동안 유출 압력이 계속됐던 서유럽 지역이 유입세로 전환했다"며 "영국을 제외한 유럽 지역 분산 펀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흥국의 주식형 펀드로는 GEM 펀드로 7억2천200만달러, 중남미 지역으로 4억2천400만달러가 들어왔다. 반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선 7억4천900만달러, EMEA에선 1천만달러가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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