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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원의 국제금융전망대> 약육강식의 환율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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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2.27  09: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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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1개월이 지났다. 트럼프는 국경세 신설과 환율전쟁, 무역보복 등 주변국과 갈등의 소지가 다분한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어 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앞뒤가 안 맞는듯한 발언과 정책이 뒤섞여 나오다 보니 혼란스러운 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중국 위안화 환율조작을 놓고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의 엇박자가 대표적이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주 TV에 출연해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과 관련해) 4월 환율보고서가 나오기 전엔 발표가 없을 것"이라며 "그 전에는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 이후 중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현재 재무부가 가진 기준에선 중국이 환율조작국 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발 물러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얼마 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 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은 환율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 정치의 일인자와 경제사령탑이 대내외적으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미국 달러가치의 향방을 놓고서도 트럼프와 백악관 주변 인사들은 달러 약세를 원한다고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으나 므누신 장관은 달러강세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다.

    미국의 입장을 좀 더 깊이 해석하면 이렇다. 트럼프 시대의 미국 정책의 기본은 달러 약세를 통한 경제살리기다. 다만 그 과정에서 금리 인상이나 경기회복으로 인해 원치 않는 달러 강세가 나타날 경우 환율조작국 카드로 해결하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위협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에서 무역상대국에 일정한 양보를 얻어낸다면 미국이 얻는 이익은 더 커질 것이다. 얼핏 보면 모순된 정책인 듯하지만, 세세히 따져보면 전략적 포석이 담겼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환율조작국 지정을 놓고 미국은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들과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엉뚱한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환율조작을 하는 나라는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라고 주장했다. 2015년 니혼게이자이에 인수된 FT가 의도적으로 한국을 환율조작 논란의 소용돌이에 끌어들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작 FT는 환율조작 의심을 받는 중국에 대해선 우호적이다. 중국이 자본유출을 통제하고 위안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며 이는 환율전쟁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FT는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가장 피해를 볼 국가는 대만이라고 지적했다. 대만은 중국 수출의존도가 40%에 달한다. 중국에 부품을 수출하고 중국에서 이를 조립해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다.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비슷하고, 나라의 규모가 작다는 것도 유사하다. 한국과 대만은 1988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작년 미국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 이전 단계인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독일과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등 5개국이다. 최근 흐름을 고려할 때 한국과 대만은 자칫 '시범케이스'로 걸릴 수 있는 험난한 상황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강대국간 싸움에서 나올 불똥을 피하고 억지 여론몰이에 휘둘리지 않도록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

    (국제경제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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