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50대 초반이면 임원, 중반까지 버티면 '할 만큼 했다'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 여의도 증권가다. 조기 퇴직이 일반화된 곳이다 보니 60대에도 업계에 남아 있으면 전설로 불린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오종 전 유리치투자자문(현 유리치자산운용) 회장은 지난해 말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건물에 아너스자산운용을 새로 차렸다.

아너스자산운용은 전문사모집합투자(헤지펀드) 운용사로 지난 1월 20일 금융위원회에 등록을 마쳤다. 운용역은 2명 안팎으로 지난 11월부터 모집을 시작했다.

전오종 대표는 1954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로 64세다.

그는 1982년 대한투자신탁에서 증권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대투 지점을 전전하다 1991년에는 법인영업팀장이 되고 2001년까지 쭉 법인영업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외환꼬메르쯔투자신탁운용에서 마케팅을 맡다가 부사장에 올랐다. 이미 그의 나이 52세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랜드마크투신과 ING자산운용을 거쳐 2008년에는 솔로몬투자증권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5년 정도 잠시 업계를 떠나기도 했지만 2015년에는 유리치투자자문 회장 겸 서울신용평가정보 부회장으로 다시 여의도에 컴백했다.

자산운용업계의 또 다른 60대 형님에는 이윤규 LS자산운용 대표가 있다.

전오종 대표보다 2살 아래인 이윤규 대표는 1982년 한국투자신탁으로 입사했다. 여기서 주식운용본부장과 기업금융(IB) 사업본부장까지 한 뒤 2006년 동부투자신탁운용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는 사학연금에서 자금운용관리 단장을 맡았으며 LS자산운용 대표로는 2013년 오게 됐다.

최고령 임원으로는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이 꼽힌다.

손 회장은 1951년생으로 올해 68세다. 칠순에 가까운 나이지만 아직도 왕성하게 토러스투자증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1984년에 대우증권으로 입사해 동경사무소장을 역임하고 2001년부터는 LG투자증권으로 적을 옮겼다. 2004년에 다시 친정 대우증권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금의환향한다.

이후 2008년 토러스투자증권을 직접 세우면서 그는 증권사 오너로 업계에 남아 있다.

또 박휘준 보고펀드자산운용 헤지펀드 대표도 1954년생으로 국내 트레이더 1세대로 불린다.

직접 회사를 차리거나 신생사로 가지 않는 이상, 사장까지 올라야 60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 전평 부국증권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대표이사,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등이 우리 나이로 60대인 사장들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50대 임원은 "요즘 임원 자리에서 물러나면 더는 갈 곳도 없어 한 곳에 자리 잡은 선배들이 가장 존경받고 있다. 아예 회사를 차리는 방법도 있지만 이마저도 돈 있는 사람이나 가능한 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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