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지분 24.0%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해 신창재 회장의 교보생명 경영권 유지 관련 논란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딜로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과반을 넘어서게 돼 교보생명의 경영관행과 기업문화, 배당성향 등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교보생명 지분 24.0%를 전량 어피니티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분 처분이 완료되는 시점은 다음 달 5일이다. 지난 6월에는 캠코가 교보생명 지분 9.9%를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에 매각했었다.

대우인터와 캠코의 지분 33.9%가 국내외 적대적 인수합병 후보기업이 아닌 외국계 전략 투자가에 매각됨에 따라 교보생명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그간 단일 투자자가 대우인터, 캠코, 수출입은행(지분율 5.85%) 등 주요 주주들의 지분을 같이 인수한다면, 총 지분율이 40%에 달해 1대 주주인 신 회장(33.78%)을 위협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했었다.

교보생명은 그러나 대우인터와 캠코의 지분 매각 후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대우인터와 캠코의 지분 매각 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교보생명 지분율은 과반을 넘는 52.6%로 상승하게 된다. 어피니티가 24.0%, 온타리오가 9.9%, 코세어와 AXA, 핀벤쳐스, 트라이엄프2 등 다른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 18.7%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이 대주주인 신 회장과 친인척의 지분율 40.43%를 훨씬 웃돌게 된 만큼 앞으로 교보생명에선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먼저 외국인 주주들의 요구로 경영 관련 사항이 투명하게 보고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바람직하다. 교보생명은 비상장사로 그간 경영과 관련된 일부 현안 보고나 공시가 상장사만큼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

기업문화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외국인 지분이 다수를 점하게 된 만큼 보험상품 영업과 자산운용은 물론 인사 등에 있어서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특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체질이 일정 부분 변화할 수 있다.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이익을 노리는 외국인들이 교보생명에 많은 배당을 요구할 경우 경영진이 이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교보생명은 그간 생보 '빅3' 중 가장 낮은 배당성향을 보여왔다. 교보생명의 2011 회계연도 배당성향은 18.79%로 삼성생명 42.24%, 대한생명 37.15%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2010 회계연도 배당성향은 대한생명 42.06%, 삼성생명 20.78%, 교보생명 9.63%였다.

다만, 교보생명은 외국인들의 지분율 높아졌지만, 이로 말미암은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비상장사이긴 하지만 그간 국제 기준에 맞춰 투명하게 경영을 해왔다"며 "최근 상장사 표준으로 약관을 개정하면서 집행부의 의사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긴급 사항 발생 시 3자 배정을 통해 증자를 원활히 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배당보다는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더 관심이 있다"며 "단기간 내에는 계획이 없지만, 앞으로 시장 상황을 봐 가며 필요하면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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