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ING생명 한국법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유력 후보인 KB금융지주가 탈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보험업계에서 제기돼 주목된다.

ING그룹이 한국법인을 따로 매각하는 것보다 일본과 동남아 등 다른 사업부문과 묶어 일괄 매각하는 데 무게를 두는 점 등이 이런 관측의 근거다.

▲ING생명 인수전 현황은 = 13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마감된 ING생명 한국법인 매각 본입찰에 참여해 은행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험 영역까지 확장될 기회를 잡았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지난 8일 한 국제포럼에서 "ING생명 한국법인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이며 "본입찰에서 KB금융이 제시한 인수가는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KB금융이 ING생명 한국법인을 품에 안으면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생보업계 '빅4'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NG생명 한국법인은 2011회계연도 수입보험료가 4조1천억원, 자산은 21조원으로 업계 5위권이다.

▲낮은 인수가ㆍ패키지 딜이 문제 = 문제는 KB금융이 써낸 입찰가격이 낮은 데다 ING그룹이 한국법인과 다른 매각 대상을 묶어 파는 패키지 딜을 원하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ING생명 측이 한국법인 매각가를 3조5천억원대로 추산한 것에 비해 당초 입찰에 단독 참여했던 KB금융은 2조원대 중후반의 가격을 써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ING그룹 측은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자 동남아법인 등의 입찰에 참여한 AIA와 매뉴라이프 등을 한국법인 인수전에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AIA와 매뉴라이프 등이 ING생명의 일본이나 동남아 사업부문과 함께 한국법인을 패키지로 인수하려 한다면, KB금융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시도는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설계사 조직 관리 경험 부족 = 업계는 은행 위주의 보수적 조직인 KB금융이 ING생명 한국법인이 보유한 방대한 고학력ㆍ남성중심 보험설계사 조직을 관리, 육성할 의지가 있는지에 의문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 설계사 조직은 은행 영업 조직과는 성격이 달라서 KB금융이 이를 그룹 문화의 하나로 끌어안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KB생명이라는 소형 생보사만을 운영해 본 KB금융이 그런 역량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역으로 ING생명 한국법인 설계사 조직의 매력이 과거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08년 1만명에 달했던 ING생명 한국법인 설계사 수는 최근 7천명 수준까지 급감했다. 올해 초에는 AIA생명의 설계사 영입 드라이브로 ING생명 설계사들이 대거 이탈하기도 했다.

▲어윤대 회장 리더십도 문제 = 대선 등 정치 일정과 어윤대 회장의 리더십 등도 KB금융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불발론의 근거로 꼽힌다.

조직 안팎이 혼란스런 상황에서 어윤대 회장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와 관련한 각종 난관과 잡음을 뚫고 나갈 추진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가 확실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ING생명 한국법인 측 상황도 만만치 않다. 노조원 700여명 중 600여명이 단체협약에 따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고용안정협약서 체결, 성과급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말 파업을 시작했다.

이기철 ING생명 한국법인 노조위원장은 "사측이나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할 새 주인이 고용 보장 등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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