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세계 곳곳에서 경기가 둔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통화 정책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주택담보증권(MBS) 매입과 같은 본격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며 중국에서도 지난주에 나온 경제지표가 부진해 당국의 부양책 발표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도 국채 매입 등 장기간의 경기 침체를 벗어날 유럽중앙은행(ECB) 차원의 부양책이 논의되고 있다.

▲ 美, 내달 3차 양적 완화(QE3) 발표하나 = 지난 7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QE3 카드를 꺼낼 것으로 내다봤다.

Fed는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성장률을 높이고 고용률을 높이고자 "필요하면 추가 부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혀 새로운 조치의 여지를 키운 바 있다.

전문가들은 11월 대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정치권의 입김이 강해지기 전인 9월 FOMC에서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도 "유럽과 중국 등이 추가 부양책을 시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미국도 손을 놓고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내달 FOMC에서 (부양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으며, 적어도 연내에는 단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양책의 내용에 관해서는 Fed가 MBS나 미 국채를 본격적으로 사들이는 방법, 그보다 약하지만 2014년 말까지라던 저금리 유지기간을 2015년 이후로 연장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9월 FOMC에 관한 좀 더 확실한 관측을 하려면 이번 주에 발표되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미 노동부가 다음 달 초에 내놓을 8월 고용지표 등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中, 부양책 필요성 커져 = 중국에서는 지난주에 발표된 무역수지와 신규대출이 저조해 당국이 곧 부양조치를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도나 궉 HSBC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무역지표는 (부정적인) '서프라이즈'였기 때문에 당국의 통화정책 완화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몇 주가 아니라 며칠 내에 부양조치를 발표할 수 있다"며 "당국이 중국의 경기둔화에 대처하고자 통화완화 정책뿐 아니라 가계와 수출업체들을 지원하는 재정 정책도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양 수단으로는 지급준비율(RRR) 인하가 가장 많이 거론된다.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대로 하락해 당국은 부양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을 덜기도 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인민은행이 현재 꾸준히 역 RP(환매조건부채권) 조작을 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지준율을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 유로존, 국채 매입 추진 = 유로존 내에서도 스페인, 이탈리아가 국채 금리 급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ECB가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을 지키고자 무슨 일이든 하겠다"라면서 유로존 국채 매입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주에 발표되는 독일과 유로존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따라 ECB의 부양책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ECB는 이미 회원국 중앙은행의 긴급유동성지원(ELA) 프로그램이 수용할 수 있는 단기채 상한선을 확대함으로써 부실국 은행의 숨통을 튀웠다.

다만 ECB의 국채 매입을 독일이 반대하고 있어 ECB가 3차 장기 대출(LTRO), 유로존 구제기금의 은행채 직접 매입 등 다른 방법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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