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기대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현상을 자극하며 달러-원 환율의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주요국 경제지표가 일제히 둔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오히려 금융시장은 이를 계기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경제지표 둔화에도 상승세로 돌아서고 코스피가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전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도 13일 글로벌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이에 따른 외국인의 증권자금 유입 등을 근거로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들은 통화정책 기대감이 선반영된 점이 있다면서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달러-원 환율이 크게 오르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리스크 온' 확산..외국인 증권자금 유입=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피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주요국 경제지표 둔화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리스크 온' 분위기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8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3조3천91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7월에 7천330억원 순매수에 그쳤으나 글로벌 유동성 기대감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외국인의 순매수와 '리스크 온' 등에 힘입어 지난 7월25일 1,758에서 지난 주말 1,946선까지 치솟았다.

외국인은 8월 들어 채권시장에서도 1천329억원을 순매수했다.

글로벌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은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한국의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CDS) 프리미엄은 7월 말 117bp에서 지난 9일에는 105bp로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화에도 긍정적..환율 하향시도에 무게= 이 과정에서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도 한때 1,120원대로 낮아졌다.

또 서울환시 딜러들은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만연한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이 추세적으로 올라가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달러-원이 단기 하락에 따른 조정을 보일 수 있겠지만, 여전히 고점 매도가 편하다고 설명했다.

A외국계은행 딜러는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오면서 오히려 경기부양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리스크 온'에 무게를 두는 것은 결과적으로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방증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을 순매수하고 있다"며 "글로벌 정책기대가 꺾이지 않는 이상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여지는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B시중은행 딜러는 "최근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4조원 정도를 순매수했다"면서 "정책기대가 지속되는 한 외국인 증권자금도 크게 이탈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환율도 자연스럽게 하락 테스트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시중은행 딜러는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면서 코스피지수와 달러-원 환율이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물론 선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금융시장의 속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은 단기적으로 1,125원에서 1,235원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아래쪽에 무게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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