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젠 (재닛) 옐런이다."

지난 주 도널드 트럼프의 의회 연설이 끝난 뒤 국제금융시장에서 나온 첫 반응이다. 트럼프의 말에서 새롭고 유의미한 내용을 찾긴 어려웠으므로 최대 관심사인 3월 금리인상 여부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후 시장의 시선은 트럼프에서 옐런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미국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경제지표가 좋게 나오고 있는 데다 연준의 고위 당국자들이 약속이나 한 듯 금리 인상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평소 비둘기파로 여겨지던 연준의 일부 이사들도 강도 높게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할 정도다.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주말 시카고 경영자클럽 연설에서 "(고용과 물가가) 예상에 부합하면 연방기금(FF) 금리의 추가 조정이 적절할 것"이라고 했고, 피셔 연준 부의장도 다른 연준 위원들의 긍정적인 전망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애초 30% 수준에 머물던 금리인상 확률 역시 70% 후반까지 올랐다. 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9.7%로 반영했다.

연준이 블랙아웃을 앞두고 시장에 금리인상 기대를 한껏 올려놓은 모양새다. 블랙아웃은 일정 기간동안 연준 관계자들이 통화정책과 경제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는 제도를 말한다. 통상 회의 개최 전 두 번째 토요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이번 옐런 발언이 3월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나온 연준의 마지막 코멘트다.

통상 CME 기준으로 30% 수준의 금리인상 확률 수준에서 연준이 과감하게 금리인상을 선택하긴 어렵다. 대략 80~90% 정도 되면 연준으로서도 금리인상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수준인데, 최근 1주일간 연준 당국자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이 확률이 올라갔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금리인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연준 당국자들이 3월 금리인상 시그널을 시장에 인지시키기 위해 사전에 조율하고 작심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은행(IB)들도 이에 맞춰 금리인상 시기와 횟수에 대한 전망을 재조정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는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2회에서 3회로 늘렸고, 9월과 6월로 각각 예상했던 금리인상 시기도 앞당겼다. BNP파리바도 5월로 예상했던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을 수정했다.

특히 노무라는 미 금리 전망에 대한 수정을 근거로 한국의 기준금리 전망도 수정했다. 노무라는 한국은행의 4분기 금리인하 전망을 없던 것으로 하고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다. 시장은 이제 미국의 3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14~15일 예정된 3월 통화정책 회의를 대비하고 있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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