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템플턴자산운용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국내 건설사 주식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져 내용이 주목됐다. 국내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공급과잉 우려를, 최근 커진 중동지역의 수주 기대감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지난주 아시아지역의 템플턴자산운용, 헤지펀드 등 여러 기관투자자를 만나 국내 건설주 투자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대다수 투자자는 국내 주택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신중한 투자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라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11·3 부동산 대책에 따른 영향으로 분양 및 거래물량이 줄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는 등 주택시장의 구조적 둔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광역시, 지방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가 본격화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움직임에서도 이런 우려가 관찰됐다.

템플턴자산운용은 작년 7월 국내 주택사업의 비중이 큰 현대산업개발의 보유 지분을 10.15%에서 8.83%로 줄였다. 반면 지난달 석유화학 등 사업부문이 다각화된 대림산업의 지분율은 6.09%에서 7.09%로 늘렸다.

최근 커지고 있는 국내 건설사의 중동 수주 기대감에 대해서도 일부 글로벌 기관투자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들은 중동지역 수주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우려된다며 과거 국내 업체들이 저가입찰에 나선 사례가 있고, 유럽 건설사들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무라는 전반적으로 수주환경이 국내 건설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유럽 건설사들이 지난 2015~2016년에 상당한 손실을 기록했고, 아직 중국이나 인도 건설사들엔 다운스트림 프로젝트의 진입장벽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기업이 기술력이 뛰어난 유럽과 일본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중동 입찰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 주택수주 잔고가 잡혀있는 점을 고려하면 저가수주에 나설 개연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 업황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실적이 바닥을 치면서 과거보다 밸류에이션이 개선될 것이라는 판단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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