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과 특별검사 조사 등으로 투명성을 의심받으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100조가 넘는 국내 주식포트폴리오를 가진 '큰손' 국민연금이 신용리스크가 높은 기업에 투자해, 국민들이 미래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국민연금이 5% 이상을 투자한 기업 중 신용리스크에 과대하게 노출된 기업의 실체를 매 주 한 회씩 풀어놓으려고 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5% 이상 투자한 기업 중 하나인 삼성엔지니어링은 추세적으로 매출원천자산이 증가하고, 차입금이 늘어 신용 리스크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지난해 11월 6.04%까지 늘려 삼성SDI(11.69%), 삼성물산(6.97%)에 이어 3대주주로 등극했다.

국민연금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천문학적인 손실을 털고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신용 위험의 불씨는 남아있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2015년 1조5천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기까지의 재무 히스토리를 현금 자산과 부채인 차입금과의 관계로 분석해봤다.

재무제표 등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 2009년 현금유동성은 1조450억원에서 감소하기 시작해 2011년에는 3천900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반면 차입금은 2009년 170억원에서 2011년 1450억원으로 증가했고, 이후에도 차입금은 지속적으로 늘어 2013년에는 6천480억원, 2015년에는 1조4160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순이익과 목적사업 현금흐름(Free Cash Flow)를 살펴보면 지난 1994년부터 2005년까지는 손익분기점 경영을 하다가 2006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순이익 3천520억원, 2011년 4천750억원, 2012년 5천100억원으로 3년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라이징 스타(Rising Star)'가 된다.

한편 목적사업 현금흐름은 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에 마이너스 3천730억원, 2011년에 마이너스 1조410억원으로, 실제 현금유입이 없는 장부상의 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던 것이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선제적인 구조조정이었만, 당시 경영진은 2012년 어닝서프라이즈로 인해 신용평가사로부터 'AA-'의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 받아 부(-)의 현금흐름에 대비하고 있었다.

한국국제금융연수원의 '5분 재무제표' 분석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22년 재무 히스토리와 지난해 3분기 성과를 살펴보면, 삼성엔지니어링이 22년 간 번 돈(순이익)은 380억원에 불과하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 등 매출원천자산의 증가, 사옥의 취득 등을 합한 사업현금흐름은 무려 마이너스 4조3천530억원을 보인다.

총 부채는 4조8천300억원, 차입금 총액은 22년 동안 1조3천280억원이 불어났다.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무려 1조6천230억원 차이난다. 대규모의 결손을 지난해 유상증자 약 1조3450억원으로 충당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천490억원은 매출원천자산 증가부문의 1천30억원을 차감하면 실제 460억원에 불과하다. 목적사업에 필요한 자산 3조1천억원을 부채 3조6천억원으로 조달해 부채 경영을 영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의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투자 상황과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국민연금의 지난 2011년 지분은 9.59%로 전년 5.71%(4천384억원)과 비교해 68% 증가했다.







2013년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자 다시 지분을 6.59%로 줄였다가 2014년에는 3.44%로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였다.

지난 2011년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할 당시부터 국민연금이 신용분석 등을 통해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검증에 나서고, 2009년에 투자한 지분 240만주를 서서히 매각해 출구전략에 나섰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진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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