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작년 주택경기 호황에도 배당 등 건설사들의 주주환원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프로젝트 손실이 이어지면서 실제 거둔 순익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주택경기 하락 등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진단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기준 10대 건설사 중 배당 계획을 밝힌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4개사에 불과했다.

배당 계획을 밝힌 건설사의 시가배당률도 평균 1% 이하인 저조한 수준을 나타냈다. 시가배당률은 지급하기로 한 배당금을 주주명부 폐쇄일 2매매거래일 전부터 과거 1주일간 주당 평균가격으로 나눈 수치를 일컫는다.

기업별로 시가배당률을 보면 현대산업개발이 1.57%로 가장 높았고, 현대건설(1.2%), 삼성물산(0.4%), 대림산업(0.4%) 순으로 집계됐다.

주택경기 상승에 노출도가 컸던 현대산업개발은 주가 대비 가장 많은 배당금(700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현대산업개발의 작년 당기순익은 3천309억원으로 지난 2015년에 비해 38% 이상 확대됐다. 김포한강, 평택 용죽, 비전아이파크 평택 등 마진이 높은 개발사업에서 현금유입이 지속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진 것으로 진단됐다.

당기순이익은 영업활동에 들어가는 비용뿐만 아니라 법인세 등 각종 비용을 모두 차감한 금액으로 배당금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작년 1조원대 영업익을 신고한 현대건설은 주가 대비 두 번째로 많은 배당금(500원)을 주주에게 지급했다.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작년 당기순익이 약 6천500억원으로 전년대비 8.5% 증가한 점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해외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은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주주배당에 나서지 못했다.

대우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플랜트현장과 알제리 RDPP현장 등에서 잠재손실을 반영함에 따라 작년 7천600여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은 브라질 CSP 제철소 프로젝트 등에서 대거 손실을 반영하면서 작년 7천8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거뒀다.

작년 202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GS건설도 배당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주택경기가 좋았지만, 해외프로젝트에서 손실이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의 당기순이익 증가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며 "향후 주택경기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배당이 저조한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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