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기자 =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이란 중앙은행의 원화 예금 금리인상 요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란 중앙은행의 대외 담당 부총재 키아니 라드는 이달 초 기획재정부에 우리ㆍ기업은행이 연 0.1%밖에 안 되는 금리를 적용해 이란 중앙은행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정기예금 금리를 3.0%까지 올려 줄 것을 요구했다. 이란은 2010년 10월 우리ㆍ기업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다.

이에 재정부는 우리ㆍ기업은행에 이란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요구안을 전달했다.

우리와 기업은행은 금리 인상 폭은 은행 자율적으로 논의하고 나서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금리 결정은 은행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우리와 기업은행은 이란 측이 요구하는 연 3.0% 금리는 수용하기 어렵겠지만, 현재 0.1%의 금리는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양 은행 실무자들은 이르면 이날 오후나 늦어도 오는 17일까지 이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요구에 대해 논의하고 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A은행 관계자는 "일단 이란과의 무역금융을 위해 구축한 전산 인프라와 최소한의 운영비, 운영리스크 등을 따져 보고 금리 인상 폭이 어느 정도 될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 무역금융을 통해 국내 은행들이 이익을 남기려고 하진 않는다"며 "그러나 손해를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최소 이자 마진을 계산해 (이란 측의)금리 인상 요구를 수용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B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때문에 이란과 한국 양국은 원화결제 계좌를 통해 거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며 "이는 양국의 많은 거래 기업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 역시 이익만 따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ㆍ기업은행의 이란 자금 예치 잔액은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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