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해 업계 '부동의 1위'였던 LG화학을 처음으로 추월하는 데 성공했던 롯데케미칼이 올해 들어서도 실적 격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인포맥스가 15일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발표한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은 올해 1분기에 8천513억원과 6천88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79.75%, 50.32% 급증한 수준이다. 기초소재 부문을 중심으로 업황 호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실적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유가가 베럴당 20달러대로 내렸던 지난해 1분기와 달리 올들어 전반적인 유가 레벨이 오르면서 선수요가 발생, 주력 제품들의 스프레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요는 지속적인 확대 추세를 거듭하는 반면 지난해 글로벌 증설이 거의 없었던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들어서도 롯데케미칼의 실적 우위를 점치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미국의 에탄크래커(ECC) 증설 탓에 그간 실적 호조를 이끌었던 에틸렌 및 에틸렌 유도품 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여전히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범용 석유화학 제품들을 중심으로 시황 호조가 이어지자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2조5천478억원의 영업이익을 쌓아올렸다.

반면 줄곧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했던 LG화학은 '주춤'하는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5년래 최대치인 1조9천919억원의 흑자를 올렸지만, 정보전자·전지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한 점이 LG화학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기초소재 부문 포트폴리오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반면 석유화학 설비 규모는 롯데케미칼이 30% 가량 큰 상황"이라며 "LG화학이 비화학 부문인 정보전자소재나 전지 부문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올해도 실적 격차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에틸렌과 부타디엔 등의 스프레드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롯데케미칼의 주력 제품인 부타디엔의 경우 지난해 1분기 t당 평균 515달러의 스프레드를 나타냈지만, 올들어 평균 2천달러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전반적인 제품들의 시황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서도 부타디엔의 스프레드가 '고공행진'을 나타낸 점이 롯데케미칼의 실적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부타디엔 스프레드 개선 효과로 1분기에만 1천600억원 가량의 추가 이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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