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최근 많은 증권사가 수익 다변화를 위해 부수 업무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은행연합회의 '기울어진 운동장론'과 '종합운동장론'이 격돌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어쩔 수 없이 부업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삼성증권은 부동산 임대를 부수 업무로 신고했다. 삼성증권은 보유 부동산 중 공실이 발생한 부분, 임차 부동산 중 불필요한 공간이나 계약해지가 불가한 공간에 대한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케이프투자증권, 대신증권도 부수 업무를 신고했다. 케이프는 본점 건물에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임대할 계획이다. 대신은 유언서 보관 및 유언 집행을 부수 업무로 영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지난해 말 교보증권은 광고대행을 부수 업무로 영위하기로 했고 KB증권은 광고대행과 함께 제휴렌터카 상품 소개업무도 부업에 추가시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금융투자회사들이 신고한 부수 업무는 37건이었다. 이후 2015년에는 42건, 지난해에는 57건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는 6개사가 새롭게 부수 업무를 신고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증시 상황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는 수수료 수익과는 달리 부수 업무의 경우 증권사의 안정적인 수익원을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권사들은 신규 사업 진출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더욱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 임대업에 주목했다. 실제로 교보증권, 유화증권 등은 지난해에도 부동산 임대업으로 쏠쏠한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다른 부수 업무는 의미 있는 수익원이라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수 업무를 통해 의미 있는 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힘들다"면서도 "수익성이 악화해 생존 경쟁에 내몰린 증권사들이 여러 부수 업무에 기웃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기울어진 운동장론'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종합운동장론'이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황 회장은 은행이 타 업권 본질업무까지 진출하고 있어 증권사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 회장은 종합운동장론을 강조하며 "지금은 전업보다는 겸업주의가 중요한 때"라고 반박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황 회장이 지적한 대로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증권업계의 파이가 작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업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일임형 ISA는 물론 초고위험 파생상품도 파는 등 증권사들의 업무영역을 야금야금 침범해오고 있는데 증권사들에는 업무 범위 확대의 기회가 제한돼 있다"며 "이런 탓에 자잘한 부수 업무라도 확대하는 것이 아니겠냐"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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