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금리 상승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

그간 저금리 기조 속에서 채권평가이익을 노리고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했던 국내 보험사들이 금리 상승 기조 속에서 손실이 확대할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보험사 전체 운용자산 815조원 가운데 단기매매·매도가능증권 규모는 478조원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4년 15조7천억원의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는데 작년 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작년에만 3천837억원의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했다.

ING생명은 2015년 4조6천368억원을, 동부생명은 지난해 2조6천억원가량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

손보사 가운데는 작년 11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가 8조2천878억원, 한화손보 5조6천110억원, MG손보 1조5천19억원, 현대해상 18조3천414억원, 동부화재는 17조4천398억원 매도가능증권을 보유 중이며 만기보유증권은 들고 있지 않다.

보험사들은 2014년부터 저금리 기조 속에서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해 채권평가이익을 얻었다.

재무제표상 증권을 만기보유증권 계정으로 분류하면 장부가격과 이자만 반영되지만, 매도가능증권 계정에 쌓으면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이 반영된다. 이에 저금리 상황에서 매도가능증권 계정에 담으면 채권평가이익 발생으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를 때는 채권을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금융자산 계정 재분류를 한번 바꾸면 3년간 변경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에 한화생명은 지난 1월 말에 58조원에 달하는 매도가능증권 가운데 절반 이상인 약 30조원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했다.

채권평가손실이 확대되면 RBC비율도 떨어지게 된다.

보험사의 경우 금리가 10bp 상승할 때 RBC비율은 최소 2%포인트에서 최대 7%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저금리 기조 속에서 채권 재분류를 통해 RBC비율을 방어한 측면이 컸지만, 이제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만큼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국내의 경우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많아 좀 더 추이를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금리 인상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이익률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어 보험사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