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의 금리인상에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수급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시장 친화적인 금리인상 속도 속에 외국인의 환차익 유인 등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과 점진적인 인상 시사에 대해 우려했던 달러 강세가 주춤해질 수 있고, 달러-원 환율의 약세 압력은 주식시장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파른 속도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6일부터 전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총 2조원이 넘는 주식을 매집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이 단기적으로 달러-원 등 외환시장 변동성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진행될 경우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외국인 주식 매수에는 유리한 조건이라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달러화는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인상과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완만하게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그동안 통화적 요인에 눌려있던 유가를 비롯한 이머징 통화의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한국 주식시장 등에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는 우호적 환경이 연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미 연준의 완화적 서프라이즈로 달러화가 하락하는 반면 신흥국 통화 등은 오를 것"이라며 "비(非)달러 통화의 추가 강세 기대 심리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강화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기존의 유동성 긴축 우려가 해소되는 동시에 환차익과 자본차익 등의 기회가 외국인에게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내적으로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데 따라 외국인 매수세가 더욱 이어질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사이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대형주 등을 중심으로 이익 개선을 보이는 종목에 글로벌 자금 유입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개선에 가장 민감한 시장의 하나가 한국 증시"라며 "외국인 중심의 대형주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보여주는 업종이 나타나는 등 국내 펀더멘털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신흥국 주식 펀드 내에 한국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형주의 실적 개선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여타 주요 종목의 이익 전망치가 높아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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