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시장 수급불안 시 '채안펀드' 즉시 가동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산업은행이 중소ㆍ중견기업이 발행해 팔리지 않은 회사채를 최대 5천억원까지 인수한다.

회사채시장의 수급이 불안정할 경우 앞서 마련해 놓은 채권시장 안정펀드도 즉시 재가동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오전 합동 리스크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회사채시장 동향과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경우 회사채시장 전반이 위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중소ㆍ중견기업 회사채 인수지원 프로그램을 최대 6천억원 규모로 가동해 BB~A등급 회사채를 지원키로 했다.

우선 산업은행은 BBB~A등급 중 미매각분을 5천억원 규모로 인수한다.

다만 형평성을 고려해 특정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는 30%까지만 인수하고, 인수대상은 산은과 신용보증기금, 증권사 등이 협의해 선정하기로 했다.

산은이 인수한 회사채 5천억원과 중소ㆍ중견기업이 발행한 BB~BBB 등급의 저신용 회사채 1천억원은 특수목적법인(SPC)에 양도된다.

SPC에서 자산을 한데 묶는 풀링(Pooling) 작업에 진행되면 신용등급에 따라 선순위(AAA)와 선순위(A), 후순위로 나눠 소화할 계획이다.

이중 AAA 등급의 선순위(20%) 회사채는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시장에서 소화된다.

A등급 선순위(77%)는 신용보증기금의 70% 이상 부분 보증을 조건으로 A등급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시장에 내놓는다.

이중 미매각분은 산은이 최대 5천억원까지 인수해 만기를 보유하고, 채안펀드가 가동될 경우 이를 통한 인수도 검토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후순위(3%) 회사채는 발행기업의 재인수를 추진한다.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통해서는 신용평가 등급 제한 없이 1조6천억원 규모로 중소기업 회사채 발행을 지원한다.

이중 편입자산이 적정한 신용평가 등급을 받기 어려운 회사채는 선수위(AAA)에 한해 신보가 100% 보증해 시장에 매각하고, 후순위는 발행기업이 재인수한다.

편입자산이 자체적인 신용평가 등급을 받은 회사채의 경우 선순위(AAA)는 시장에 매각하되, 미매각이 발생할 경우 산은이 인수한다.

그밖에 중순위(AAA)는 신보가 100% 보증 지원해 시장에 매각하고, 후순위는 발행기업이 재인수한다.

그간 차환발행을 중심으로 P-CBO를 운영해온 금융위는 시장 상황과 편입자산 규모, 등급 등을 고려해 신규발행 용도의 회사채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10조원+알파(α)' 규모의 채안펀드도 회사채시장 수급 상황에 불안정해질 경우 즉시 가동한다.

시장 금리가 급등해 우량 등급을 포함한 회사채시장 전반에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조성했다. 현재 정부와 84개 금융회사는 당시 맺은 채안펀드 협약이 유지되고 있어 자금이 필요하면 캐피탈 콜 방식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10조원 규모로 설정된 채안펀드 규모를 증액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시장에 대규모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산은의 5천억원 지원으로 시장에 쏟아져나오는 신규 물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환에 신규발행까지 지원토록 확장한 P-CB0 방식을 통해 매년 시장에 나오는 2조5천억원 규모의 중견ㆍ중소기업의 회사채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디까지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급 악화를 가정한 지원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